122-1

내가 타고다닐 122-1 버스 노선도.
잘 보이진 않겠지만, 저것이 바로 나의 동선이 될 거란 말이지.

예전에 삼전동 언니집에서 얹혀 살 때였지 아마.
당시는 다른 곳의 일을 할 때였는데 그 추운 겨울날 순복음교회 버스정류장에서
오지 않는 30번 버스를 기다리며 바들바들 떨면서 난 그런 결심을 했다지.
얼렁 돈 벌어서 자동차부터 사리라.
자동차 사서 한 겨울에 하얀 연기 슝슝 뿜으면서 반팔 차림으로 운전하리라.
그 뒤 나를 거쳐간 차가.. 지금의 '잠탱이'까지 2대.

허나 면허딴지 10년만에 난 뚜벅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동아문화센터 주차장이 없어지는 바람에 그렇다고 차를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닐수도 없는 마당이라 어쩔수 없는 선택이지만 현재로선 용기백배.

'며칠 저러다 택시 타겠지..슬그머니 차 갖구 다니겠지'...
나의 결심을 비웃는 사람들. 두고 보라지.
내가 택시타면 택시 탔다고 고분고분 있는대로 불 줄 알어?
버스 탄다구 끝까지 우겨댈거다.

in Diary 2004
Posted by nuncoo at March 2, 2004 01:46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