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09, 2005
프라하-바츨라프 광장
겨울에 프라하여행을 떠난 것은 잘한 일일까?
군데군데 푸른 녹음의 흔적이 있는 다른 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겨울에 가는 바람에 프라하는 내게 우울한 도시가 되고 말았다고.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의 프라하는 계속 눈이 흩뿌리거나 잔뜩 흐렸고 마치 내내 그래왔다는 듯 활기의 흔적이라곤 없었다.
바츨라프 광장도 관광객인 듯한 사람 몇몇이 잠깐 성 바츨라프의 기마상을 올려다보곤 서둘러 자리를 뜰 뿐,
도시는 가라앉아있었고, 썰렁했다.
가게에 가도 할 말만 하고, 묻는 말에나 대답할 뿐 서구인들 특유의 소란스러움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도 않았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어설픈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며 따라붙는 이가 있긴 했다. 그때는 내가 가게에서 나와버렸다.
잠시 바깥을 향한 문을 걸어잠그고 그들은 어디에서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프라하. 역시 따뜻한 계절에 가는 게 나았던 것일까?
그 유명한 바츨라프 광장. 도시 전체가 내내 저런 색깔이었다.
바츨라프 광장 끝에 있는 국립박물관, 그리고 박물관 안에서 본 바깥.
유명인들의 흉상. 박물관의 전시물들을 탐탁치 않아했던 딸기군이 그중 마음에 들어했던 흉상들. 1층에는 체코출신 음악인들의 흉상이었는데 2층에 있었던 저들은 누구의 것인지 모르겠다.
전시장 한 켠의 쉬어가는 의자.
팅팅 붓고, 땡땡하게 얼었다.
트램 타고 가자. 다음 행선지로.
Posted by nuncoo at March 9, 2005 11:54 PM
이런.. '7인의 새벽' 영화를 안봐서 말야.
프라하의 봄..때 희생 당했다는 이.. 그에게 헌화하는 곳말하는 건가? 나는 중간에 새서 무하박물관으로 향하느라 광장을 종단하지는 못했고. 해서 그곳에도 가보지 못했다네.
헉.. 세모괄호를 썼더니, 영화제목 사라졌네요.ㅋㅋ
[7인의 새벽]..장소..ㅋㅋㅋ
언니! 따뜻한 5월에 프라하에 가면, 까를교를 제대로 걸을수 없어요, 넘치는 관광객에 깔려죽을듯.. 사람이 많아서.ㅠㅠ 아는 동생은 대학때 갔던 프라하가 인상적이라 작년 가을에 또 갔다가, 북적대는 까를교에 질려버렸다고 하더라구요.
참.. 프라하 시내에 영화 에 나오는 마지막 장면의 그곳도 있던데, 보셨어여? 거기 총자국이 그대로 남아있구.., 관광객들이 헌화도 하더라구용.
Posted by: ilpostino at March 11, 2005 02:03 AM허니맘- 호텔에서 옷 껴입고 잤다는 얘기가 떠오르는군.
우린 다행히 호텔은 따뜻했는데, 밖은 하도 추워서 휴지를 달고 다녔다. 코를 줄줄 흘리는 바람에.
뻔한 코스도 누군가한테는 꿈이야. 나같은 누군가 한테는 :)
곰돌이- 그래. 더운 곳의 활기였다면 어쩜 더.. 견디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 내 마음이 웅크린 상태라 죄다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지.
파리에서는 좀 나았다.
어느 도시도 여름의 활기가 더해지면 더 생동감이 넘치지.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우리에게 이국의 기억은 오직 여름에만 한정된 편협한 것으로만 남지 않을까?
어느 계절에 여행을 간다해도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는 이의 맘일 것이다. 신혼여행이었느니 두고 두고 생각이 날 것이고, 아마 세월이 조금씩 지나면서 그 기억도 느낌도 조금씩 다르게 와 닿을 것이다.
Posted by: 곰돌이 at March 10, 2005 11:11 AM언니 정말 추웠지? ㅋ 그래서나도 올해는 조금 따뜻할때 가려구 준비중야~4월초쯤 떠줄까 하는데...
일정짜는게 고민이네. 그냥 이태리,스위스,영국..
빤한 코스로 가볼까..생각중임.. 담에만나 여행후일담, 들려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