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거나 보관하거나

선택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선택되지만 제외되는 것들은 항시 제외된다.
가령, 알라딘 내 보관함에 담겨있는 몇 권의 책들도 그렇다.
몇 달째 보관함에 묵혀있지만 선택되는 건 새로운 책들뿐, 방치되어있던 것들은 여전히 방치된다.
그중에 몇 권은 장바구니로 옮겨지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결제금액만 부담스럽지 않았다면 이미 보관함 신세를 면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불해야할 돈이 조금 넘친다 싶으면 솎아지는 것은 여전히 그들이다. 그 중에는 그새 절판된 것도 있고 이미 내 호의 밖으로 밀려난 것도 있다. 그들을 바라보는 나는 아쉽고 안타깝기는 하지만 결정을 철회할 의사도 없어서 '뭐 어쩔 수 없잖아' 하는 표정이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장바구니로 옮겨지지 못한 채. 적극적인 선택에서 제외된 사람일지도 모른다.
방치된다는 것은 슬픈 일일텐데 그닥 비장한 마음은 없다.

in Diary 2005
Posted by nuncoo at August 16, 2005 11:56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