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3- 마드리드

스페인이 좋았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다.  봄여름가을을 겪어보지 못했으니 여름에는 살이 새카맣게 타도 좋았다고도 말을 못하겠고, 내가 기대하고 찬미했던 열정적이고 낙천적인 그네들의 기질을 관광객의 입장이 되어 맞닥뜨려보니 원칙없는 호방함보다는 차라리 칼같은 예절과 상식이 그리웠다.  기차는 자주 시간을 어겼고 호텔에는 꼭 한두 가지씩 없는 물건이 있었으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은 잘나가던 제국시대의 국민인양 도도했다.  그리고 동양인에 대해서는 습관적으로 무신경한듯 했다.







왕궁 쪽에서 바라본 알무데나 대성당. (나는 '아무데나 성당'이라고 부르고 다녔다.) 
미완성인 상태로 있다가 100년이상 걸려 1993년에야 준공됐다는 성당이다. 

왕궁앞. 드디어 pen-ee-3로 찍은 사진 등장. 별 기대를 안했는데 제대로 찍혀나와서 신통해하고 있는 중이다. 하프카메라인지라 보다시피 필름 한 컷에 사진 두 컷이 찍힌다.  
저 오른쪽, 사진에는 안나온 곳에 관람객을 위한 입구가 있다. 








왕궁에서 솔광장 쪽으로 난 길.
왕궁은 개방된 방만 봐도 화려하기가 그지 없다. 천장의 프레스코화와 상들리에를 올려다보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 그러고 보면 경복궁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궁들은 얼마나 소박한 편인가.








딸고(Talgo)와 스페인초고속열차 Ave가 지나는 아토차역. 서울역처럼 지하철과 국철과 초고속열차까지 서는 역이라 표지판을 잘 보고 가야한다.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가는 기차예약도 이곳에서 하면 된다.




바르셀로나는 가지 못해 아쉽고, 왕궁과 솔광장만 잠깐 훑은 마드리드는 큰 감흥이 없었으나
안달루시아로 내려가 햇빛의 순도가 높아지고 따뜻해질수록 스페인은 내가 생각했던 스페인과 점점 비슷해졌다.
태양의 사용법을 배우기에.. 마드리드는 광량이 너무 약했어.

in After Traveling
Posted by nuncoo at February 14, 2006 11:31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