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4-톨레도

원래는 기차를 타고 갈 예정이었지만, 각 교통수단을 골고루 체험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버스로 생각을 바꿨다.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마드리드에서 똘레도까지 소요시간도 기차는 1시간 30분이 걸린다지만, 버스는 1시간이면 충분히 닿는다. 그렇게 1시간을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똘레도에 닿는다.
똘레도 버스터미널에서 구시가까지는 걷든, 시내버스를 타든 자유다. 갖고 간 가이드 책에는 시내에 비탈이 많아 걷기가 힘드니 버스를 이용하라고 했지만, 우리는 시간 여유가 없어서 시내버스를 탔다.




똘레도 버스터미널 1층에 있던 식료품점. 스페인의 명물이라는 하몬이 형광색 조명 아래 걸려있다.  인포메이션에서 시내까지 가려면 몇 번 버스를 타야하는지 묻고 나오는 길에 찍었던 듯.





말하자면 우리나라 마을버스처럼 단거리를 오가는 똘레도의 시내버스 안. 버스터미널에서 구시가까지는 10분이나 걸렸나? 아무튼 금방이다.

스페인에서 마음에 들었던 곳을 고르라면 3등 안에 똘레도를 놓고 고민을 좀 하게 될 것 같다.
타호강이 바깥으로 둘러싼 똘레도는 견고하고 아늑했고 미로처럼 얽힌 골목은 차가 한 대 들어올 때마다 몸을 모로 세워 비켜줘야 할 만큼 좁았지만... 그래서 더욱 정겨웠다.





한 모퉁이를 돌 때마다 마주치게 되는 기념품 가게들. 금은 세공품과 도자기로 만든 장식품 등을 파는 가게가 많다. 장식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모티브는 돈키호테와 왕실문양. 무하는 체코를 먹여살리고 돈키호테와 엘 그레코는 스페인을 먹여살리나 보다.





무슨 '카테드랄 유람'을 온 것도 아닌데 이번 스페인여행에서는 .. 도시에 들를 때마다 카테드랄은 빼먹지 않고 들렀다.  하기야 스페인에서 가장 화려한 곳을 찾으면 성당 아니면 왕궁이었으니까. 
성당은 정말 기가 죽을 정도로 아름답고 장엄했지만 그걸 이루기까지 쏟아부은 인간의 집요함을 생각하면 술어가 '대단해'가 아니라 '무서워'로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카톨릭과 왕권. 이 두 가지 단단한 돌로 쌓은 토대 위에 스페인이 있다. 그러나 쇠락의 그늘이 드리운 이 즈음에는 그것만으로는 미덥지 않은지 도시 곳곳마다 공사중이다.  딸기군에 의하면 스페인은 지금 내수경기 진작 및 성장을 위해 건설에 매진하는 중이란다.
아무튼 요지는 똘레도에서는 스페인 최대규모라는 카테드랄도 좋지만 도시와 골목 자체가 진귀한 경험이었다는 거.

그 장엄한 카테드랄은 워낙 어두컴컴해서 실내에서 찍은 사진이 건질 게 없다.
대신, 똘레도 카테드랄을 찍은 멋진 사진이 있는 곳- 네이버 블로그 :115일간의 자동차 유럽여행 이야기

사진은 똘레도 관광이 시작되는 소코도베르 광장의 맥도날드 앞...맥도날드임을 알아볼 수 있는 거라곤 저 노란색 M자뿐.
똘레도 구시가 전체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라 맥도날드의 간판도 규제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조-기 2층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곳에서 감자튀김에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가기 위해 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면서 사진을 찍었다.

in After Traveling
Posted by nuncoo at February 21, 2006 11:01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