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기록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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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7, 2004

기록의 이유


포스팅을 할 때마다 가끔은 생각한다. 이것이 과연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하고.
열심히 키보드질을 했다가 delete를 클릭한 적도 있다. 왜냐면
1.뱉어놓은 꼴이 민망하여
2. '그래서, 뭐 어쩌자고?'
' 그게... 뭐... 알았어. 지우면 될 거 아냐'

delete를 클릭하라는 내 안의 명령을 무시하고 그대로 모니터 뚜껑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있다면 이유야 한가지. '안돼. 그럼 까먹어'
*
허구헌날 뭘 흘리고 다니는 나의 허술한 습성이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바.
움직일 때마다 온몸에 물음표를 주렁주렁 달고 다닌다.
'가스불 밸브는 잠궜어? 확실해?' '컴퓨터 모니터 껐어? 확실해?'
'차가 지하1층에 있는 건 맞아? 지하2층 아니고?' '전화한다고 해놓고 안한 덴 없어? 확실해?' '손에 전화기 있어? USB 메모리도 챙겼구?'

전날 같이 잤던 여자의 이름을 팔뚝에 적어놓는 그 남자. '노바'의 주인공,백번 이해한다.
폴라로이드 사진이나 메모 따위 없이는 10분 전의 과거도 증명할 수 없는 '메멘토'의 그 남자... 나도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요즘 내가 물건을 새로 사면 제일 먼저 하는 짓- 이름표 붙이기. 뭐든 일단 적어놓아야 안심.

dscn0591-4.jpgDSCN0685-1.jpgDSCN0600-1.jpg

거리감으로 보자면 내 기억의 한계는 약 5미터. 이건 사무실과 복도 저편에 있는 화장실 간의 거리.
좁은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휴지를 풀다가
혹은 힘을 주다가 써먹을 만한 '단어' 하나라도 건지면 손도 씻지 않고 냅다 뛴다.
중간에 누군가 복도에서 말을 건다거나 인사를 건네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말이다.

그러니까 말야
화장실에서 튀어나와 복도를 거쳐 사무실로 부리나케 뛰어갈 때 인사 안받는다고 삐치지 마라.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in Blog Story
Posted by nuncoo at July 17, 2004 11:2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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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남성초등 5학년 임돠

Posted by: 김지선 at February 5, 2007 03:41 PM

푸른땅/
전화가 꺼져있던데. 혹시 켜두는 걸 잊었던 건 아니오?
마음의 폭풍이 좀 가셨는지 궁금하네.


따위/해독해내면 상품 드리리다.

Posted by: nuncoo at July 19, 2004 12:06 AM

버럭!
핸폰번호가 잘 안보이질 않소.
011-9xxx-xxx1

Posted by: 따위 at July 18, 2004 05:52 PM

동감^^
백만번 동감^^
전 방송국까지 왔다가...
다시 집에 간 적도 있었어요...
가스불 위에 주전자 올려놓고 온 것 같아서리...
ㅋㅋㅋㅋㅋ

Posted by: 푸른땅 at July 18, 2004 12:5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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