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넌 왜 항상 늦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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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9, 2004

"넌 왜 항상 늦지?"

"넌왜 항상 늦게 도착하지?"
"넌 좋은 놈이지만 뭔가 이상하단 말야"
고객과의 약속을 목숨처럼 생각하는 피자가게 주인은 8분 안에 배달을 마치라며 그를 등 떠밀고
"자네 자신을 보라구. 수업에는 늦고, 항상 힘이 없어 보이고.. 준비라는 것은 이 학교 전공에는 없네"
담당 교수도 반쯤 포기한 듯한 눈으로 그를 보고
사랑하는 메리 제인마저 늘 머뭇거리기만 하는 그를 떠날 채비를 하는 것 같고.
그래도 괜찮다. 파커는 영웅이니까. 피터 파커가 아니라 스파이더맨으로서 꼭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피자가게에서는 해고를 당하고 집세는 밀리고 사랑하는 여인은 다른 남자와 날을 잡았어도 그에게는 스파이더맨을 기다리는 뉴욕시민들이 있으니
까.

정의를 위해 벽타기, 줄타기를 해야하는 스파이더맨도 아니면서
친한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빠듯하게 열 손가락 접고 나면 끝일 정도로 인간관계 또한 좁고 얕은 주제에
매일 늦거나 안나타나거나 머뭇거리느라 시간만 버리는 나는 뭐냐.

영웅은 헛점 투성이에 비루한 인간의 모습을 해도 멋지지만
'영리하지만 게으른 인간'도 못되는 나 같은 사람은 제 약점을 찌르는 대사 한마디에 움찔하여
신나게 영화 봐놓고도 이렇게 자책에, 신세타령하느라 밤이 가는 줄을 모른다.


인생극장 같은 장면이다. 어떤 의상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스파이더맨을 더욱 인간적으로 만들어주는 몇 가지 장치들.
시를 읽는 스파이더맨.

















읽을 거리: 스파이더맨의 이상과 실제- 박상준(과학칼럼리스트)


in Culture
Posted by nuncoo at September 29, 2004 02:3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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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단 한 번도 약속시간에 늦은 적이 없고,
하다못해 내가 일찍 나간 날조차 먼저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하지요.
그런데 희한한 건 시간 계산해서 10분 일찍 나간 날도 중간에 꼭 무슨 일이 생겨서 결국은 지각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나를 지각쟁이일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어떤 은밀한 공모가 있음이 분명해요!
.
.
라고 믿고 싶지만.
저는 게으를 뿐이예요.


Posted by: nuncoo at September 29, 2004 11:19 PM

상습 지각대장인 저 또한...
저 대사에 뜨끔 안할 수 없네요...
나를 쫌 아는 인간들...
나랑 일할 때면 언제나...
회의 시간을 아예 30분 앞당겨 말해준다는...
그래서 혹시 약속 제대로 지키면...
하릴없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이제는 약속 아무리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가 없게 되어버린...
게으른 자의 슬픈 사연이라 아니할 수 없는...

Posted by: 걸식이 at September 29, 2004 03:2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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