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Before Sun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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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7, 2004

Before Sunset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는 것, 그것을 도량 넓고 성숙한 어떤 이들은 완전한 사랑으로 가는 '과정'쯤으로 받아들일지 몰라도
한번의 연애가 끝날 때마다 마음에 지워지지 않을 얼룩 하나가 생겨서.. 결국은 '과정'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상실'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잖아.
남들은 쉽게도 하는 말 '좋은 추억이었어' 이 말이 왜 그렇게 납득이 안되는지 ..
'좋은 추억도 많았지'라고 가까스로 한 마디 할 때쯤에는 그는 이미 상할대로 상한 영혼인걸.
그때의 그는 이미 전에 있던 그 사람이 아니지. 발설해서는 안되는 비밀을 알아버린 사람처럼 과묵해지거나 아주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버리거나 폭삭 늙어버리기도 하고 .. 많은 것이 변해버리거든.
그리고 알잖아. '좋은 추억'운운하는 것도 알고 보면 허약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는 자기최면일 경우가 많잖아.
가까스로 추스리고 일어나서 잘해보려고 애를 쓰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도 연애는 맘처럼 풀리지 않고, 최선을 다했던 또 한번의 연애마저 허망하게 끝나버리면 ... 결국은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가' 자기 삶 자체를 회의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잖아. 그렇지 않나?
누구는 일을 하고 사회적인 활동을 하면서 그 상실감을 보충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내 생각에 일과 사랑은 서로 다른 영역이거든. 서로 대체되고 상쇄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란 말이지.
그렇게 강렬했던 사랑의 실패 이후.. 모든 일이 안풀리고 있다고 생각될 때.. 그 옛날 가장 강력한 임팩트와 상실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던 사람을 다시 만난다고 쳐. 그때 나는 과연 어떤 제스쳐를 취하게 될까?
잠깐이나마 강렬했던 순간을 경험한 뒤 다시 평범한 삶의 궤적안으로 들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남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지.. 그들의 내면은 어떠한지 여자인 나로서는 잘 모르지만 셀린느가 차 안에서 자기자신에게 (혹은 제시에게?) 갑자기 버럭 화를 내며 속을 게워내는 모습이 왠지 공감이 가더란 얘기지. 
제시 말대로 '원래 근본적으로 낙천적이고 유쾌한 사람이었다면 휠체어에 앉아있어도 여전히 낙천적이고 유쾌하게 행동'하고 '근본이 비관적인 사람이라면 새로운 캐딜락과 집과, 보트를 샀을지라도 여전히 비관적'이기 때문에  그런 기질 차이에서 생기는 건지는 몰라도 암튼 나는 셀린느의 얘기에 백번 공감이 가더라구.
시나리오는 에단호크와 줄리델피도 같이 썼다고 하는데, 여자의 심리에 대해 정확하고 면밀하게 짚는 걸 보면 줄리 델피의 입김이 더 세게 들어갔나 싶기도 하고.. 누구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후편 같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브리짓 존스의 일기' 프랑스 버전 같기도 하고.. 그런 생각도 들더라구.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장면. 공원길에 이어 셀린느 집으로 가는 길.
이런 길은 그냥 아무나 지나갔어도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혔을지도.




 "사람들은 사랑을 나누거나 심지어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헤어지고 나면 바로 잊게 되잖아 . 그들이 먹는 시리얼 브랜드를
바꿔버리듯이 말야 .
난 내가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잊지 못할 것 같아. 왜냐하면 너도 알다시피 그들은 각자 나름대로 특성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니까. 너 역시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는 없어. 끝난 건 끝난 거라고 하더라도 관계가 끝날 때마다 그건 상처가 되더라.
그것도 완치될 수 없는..
그게 내가 몰두하는데
신중한 이유야 .
그 상처는 아주 아프니까 ."

"날 먹여줄 남자는 이제 필요 없지만 하지만 날 사랑해줄 남자는 필요해.
너도 알다시피 난 그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어. 네 빌어먹을 책을 읽기 전까진 말이야.
그걸 읽으니까 네가 역겹게 느껴지더라. 내가 예전에 얼마나 로맨틱했으며 거기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는지가 떠올랐거든.
지금은 사랑 같은 건 더 이상 믿지 않아. 사람에게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
그러니까  그날 밤에 나의 로맨티시즘 모두를 쏟아 부었던 거고 그 이후로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었어.
마치.. 그런 것들을 그날 밤에 모두 다 네게 줘버리고 네가 그걸 가져간 것처럼
그게 날 이렇게 차갑게 만든 거야.
사랑 같은 건 더 이상 못 느끼도록."

"
그거 알아?  현실과 사랑이라는 건
내게 모순된 존재라는 거
재밌지? 나랑 사귀었던 남자들 모두가
이제는 결혼했어.
나랑 데이트했던 남자들이 헤어지고 나서
바로 결혼해버렸다고.
그리고 내게 전화해선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서 고맙대.여자들을 존중하고 아끼는 방법을 가르쳐준 거 말야. 그거 알아? 그놈들 모두
죽여 버리고 싶다는 거.
왜 그들이 나한테는
결혼하자는 말을 안했을까?
물론 난 싫다고 거절하겠지만
적어도 물어는 봤어야할 거 아냐.
물론 그건 내 잘못이야. 왜냐하면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된 남자랑 사랑에 빠져 본적이 없으니까 .
한번도 "

"내 인생은.. 27살 때부터...
완전히 미쳐버렸어"





"날 혼란스럽게 할 생각 마. 난 널 원하지 않으니까.
결혼한 남자 같은 건 필요 없어.
다리 아래에 물은 많이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셀린느는 제시를 보내고 싶지않고 제시도 비슷한 마음인가 보다.

"너 이러다가 비행기 놓치는 거 아냐?"
"나도 알아"



======
다시 생각해보니 그들은 처음부터 사랑을 원한 게 아니었구나.
그저 아름다운 추억을 위해 전화번호도 주소도 없이 헤어졌던 것이었고, 비루하고 너덜너덜한 삶의 여러 부분들을 겪은 후에 비로소 현실 속의 인물로 재회를 한 것이었구나.
그렇다면.. 3편이 나온다면 유부남과 미혼녀의 아주 통속적인 설정 속으로 들어가는 건데 그렇다면..그렇다면...



in Culture
Posted by nuncoo at November 7, 2004 02:3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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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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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는 2가지 이야기로 둘다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이면 보러갈겁니다 !!

Posted by: mylook.org at November 16, 2004 04:10 AM

우리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봐.
유부남과 미혼녀라고 하면 드라마게임 같은 상황만 생각하니. :)

Posted by: nuncoo at November 12, 2004 11:04 PM

전 3편이 나오지 않길 바래요.
언니도 마찬가지죠?
3편이 나온다면,
아마 두 사람 모두 구질구질해질 거예요.
3편이 나온다 해도 안 보러가려구요.
두 사람에 대한 기억은, 2편에서 Stop하렵니다.

Posted by: 쫑은 at November 12, 2004 10:29 PM

헉, 모지? 이것은
게으른 싸이파는 절대 알 수 없는
이 숫자 입력은 뭐지?
암튼, 이게 본론은 아닌데,

할 말은 하고 나가야지.
글쎄, 어느정도 공감하리라 봅니다.
아무리 남들이 웃어도.

Posted by: 걸식이 at November 10, 2004 02:06 AM

걸식님-인생 뭐 있나 하지는 않아요 :)
서로 이제 산전수전 다 겪고 삶의 고락을 다 아는 나이가 되었건만,
처음에는 괜찮은척 내숭 떨다가
나중에는 힘들어죽겠다고 엄살 떨고.. 그래요.
그나저나 미혼인 걸식님이 셀린느의 처지에 공감하게 되면 그것도 웃기겠다.

Posted by: nuncoo at November 9, 2004 11:21 PM

'비포 선라이즈'를 보고 나오면서,
애인과 나는 가벼운 흥분에 빠져
술을 마시며 오랜 대화를 나누었던 거 같다.

"우리도 아마 저렇게 연애를 시작했지?"
물론 기찻간에서 우연이듯, 운명이듯
그렇게 만난 건 아니었지만,
정말 하등 영양가 없는, 시시한 대화로
연애의 문턱에서 시간을 하염없이 죽이고 다녔었다.

이 지구상의 모든 연인들이
다들 저렇게 시시한 대화를 나누는구나,
우리만 그런게 아니었네.
그러면서 모종의 연대의식에 흐뭇해했던...

넌꾸님의 글을 읽고나니,
저 영화, 왠지 끔찍해서 못 볼 것 같다.
그들 또한 나와 함께 늙어
도통한 듯, 세상 다 산 듯
인생 뭐 있나, 읊조리는 걸 지켜보노라면,
너무 서글퍼질 거 같아서...

Posted by: 걸식이 at November 8, 2004 02:55 PM

곰돌이- 미혼자와 기혼자의 입장차이일 수도 있겠구나. 제시의 그것을 기혼자는 귀여운 앙탈 쯤으로 보겠지만.. 내가 사귀었던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 아이 때문에 이혼 못하고 살고 있다고 말하면.. 진심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거 같기도 하구 그래.

Posted by: nuncoo at November 8, 2004 02:27 AM

졸려서 오타 많다만 그냥 읽어라.

Posted by: 곰돌이 at November 8, 2004 12:16 AM

난 이 영화에 추억이 하나 있어. 비퍼선라이즈가 볼때 사랑하던 사람과 첫 테이트였지. 그리고 세월이 이 영화를 보면서 꼭 에단호크의 모습이 내모습 같더라구. 난 그래서 그의 귀여움이 인정되더라. 꼭 DVD 를 사야겠다고 맘 먹으면 기분 좋게 나왔다.

Posted by: 곰돌이 at November 8, 2004 12:15 AM

결혼을 안한 나도 제시가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은 정말...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더군. 부인이 아이를 가지는 바람에 윤리적인 책임감 때문에 결혼을 했다니 너무 구차한 거 아닌가? 그리고는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느니 어쩌구 (앗, 흥분모드)
암튼, 씨네21의 5인5색 감상문.재미있었어.
씨네 21-5인5색 감상문-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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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uncoo at November 7, 2004 11:19 PM

언니! 이영화를 보는 다섯가지 후일담이 지난주 씨네21에 나왔었는데, 다섯가지 모두 너무 재밌었어! ^^
언니것두 재밌네 ㅋㅋ 쥴리델피와 에단호크 걸어가는 뒷모습, 나도 참 좋았던 장면이쥐! but 결혼하고 보니
에단호크 결혼한눔이 불행하다는둥 사랑없는 결혼이라는둥 그럴때 한대 쥐어패고 싶더만. 결혼전이었다면 안타까움에 발을 굴렀겠지만 말야~

Posted by: 허니맘 at November 7, 2004 10:5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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