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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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2, 2005

오만과 편견




왜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이 노래가 날 따라다니나?' 싶게... 카페에 가도, 라디오를 틀어도 어떤 노래가 계속 나만 따라다니면서 반복재생되는 느낌이 들 때 말이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연결음이 그 노래인 것까지는 우연이라 쳐도 TV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카페엘 갔는데, 그 카페에서조차 그 노래가 작은 소리로 흐를 땐 생각에 골몰할 수밖에 없다. 왜 이 노래인지, 왜 하필 지금 내 주위에서 자꾸 출몰하고 있는지.
'오만과 편견'이 그러했다는 얘기다. 잊을만하면 '오만과 편견'이 뿅망치를 놀리는 두더지처럼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이만하면 내가 이제서 BBC드라마 '오만과 편견'을 보고 혼자 호들갑을 떠는 이유가 될까. 
일단 드라마에 나온 배우들은 내가 생각했던 소설 속의 이미지랑 너무 달라서 약간 당황.
뭐, 한 회 두 회 보면서는 드라마에 익숙해져서 원래 생각했던 이미지가 뭐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에는 그랬다는 얘기다.
빙리는 생각보다 너무 밍밍한데다 참으로 매력 없이 해맑은 이미지라 당황스러웠고, 엘리자베스는 의외로 풍만하고 후덕한 인상이라 놀랐고 (언뜻 가수 이소라스럽다),  어리지만 도발적이면서도 매력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던 리디아는 무례하고 철딱서니 없는 계집애 정도로만 그려져서 원작을 다시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게다가 책벌레 메리는 드라마에서는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다아시로 나온 콜린 퍼스는 단호하고 완고한 모습이 어찌나 멋있던지... 무리에 끼지 않고 창문에 기대서 고집스런 눈빛 한 번만 던져도 보는 내가 다 가슴이 왈랑거렸다. 역시 까칠한 남자, 쉬이 움직일 것 같지않은 남자는 여자들을 땡겨.
하지만 이것도 결국은 신데렐라 스토리. 엘리자베스는 순종적이고 착하기만 한 언니 제인과는 달리 지적인 활력과 특유의 발랄함 같은 근대적인 미덕으로 어필하므로 상투적인 신데렐라스토리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결국은 지성과 재력과 범접하지 못할 매력까지 겸비한 지체 높은 남자와 결혼에 골인하는 것이 결말이니 .. 그녀 또한 약간 진화한 신데렐라. 나로선 침 흘리면서 볼 수밖에 없는 부러운 이야기.
드라마로 나온 지 10년 만에 영화로 제작된 영화 
'오만과 편견'은 우리나라에선 내년 2월에 개봉하나 보다. 엘리자베스 역으로 나오는 '키이라 나이틀리'는  드라마에서 엘레자베스로 분한 '제니퍼 엘'과 너무 다른 이미지라 또다시 막 혼란스러워지는 중이다. 다아시는 말할 것도 없다.

드라마를 보던 중에 읽던 '불량직업 잔혹사'에서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오만과 편견'과 만났다. 참 희한했다.

'제인 오스틴과 콜린 퍼스는 사람들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게 만든 것에 대해 많은 부분 책임져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지시대란 말만 들으면 눈앞에 전원공원과 신고전주의적 건축물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 우아한 풍경을 떠올린다. 게다가 이 점잖아 보이는 무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배역이란 것도, '아내가 필요한' 결혼적령기의 총각들이 로마제국풍의 우아한 의상 속에 열정을 감춘 고상한 아가씨들과 차를 함께 마시는 식이다.
물론 실상은 아주 딴판이었다. 눈부시게 현란한 조지시대 건물 뒷편마다 어두운 내부가 감춰져 있었다.
새로운 지주계급의 우아한 삶은 보이지 않는 밑바닥계급의 고난의 눈물로 유지되었다. 가난에 빠진 수많은 시골사람들이 제분소와 공장의 일거리를 찾아 신흥 산업도시로 몰려들었다.
그들에게 삶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보다 호가스 (willam Hogarth)의 판화 '진 거리(Gin Lane)'에 가까웠다. '






민음사에서 나온 '오만과 편견' 표지그림으로 쓰인 헨리 길라드 글린도니(Henry Gillard Glindoni)의 '왜 망설이나 (Why Hesitate,1899)'






호가스 (william Hogarth)의 판화
'진 거리(Gin Lane)'
연애의 낭만이나 코르셋, 가슴 파인 드레스, 정찬, 무도회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정신이 확 난다.





in Culture
Posted by nuncoo at December 22, 2005 11:2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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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요새 온스타일인가 어디서 해 주길래 간간이 또
보고 있는데... 엘리자베스가 이소라 같다는 온니
의견에 동감! ㅎ 콜린 퍼스는 딱 내 스따~일인데
에효에효...*-* (그래서 어쩌겠단 건지~ㅋ)

Posted by: KJ at December 31, 2005 09:2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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