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스페인 8- 세상 영광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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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1, 2006

스페인 8- 세상 영광의 끝

세상 영광의 끝: Finis Gloriae Mundi -Valdes Leal  (1670-72  Oil on canvas, 220 x 216 cm  Hospital de la Caridad, Seville  )


그림을 여기 걸고 싶어도 차마, 올려놓지 못하겠다. 관심 있는 사람은 링크를 눌러보고, 할 수 있는 한 가장 큰 크기로 해놓고 자세히 들여다보길 권한다. 임신부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돈 후안의 모델로 알려진 세비아의 귀족 '미겔 데 마냐라'라는 사람은 물려받은 유산으로 매우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잘못을 깨닫고 이후부터는 수도승 같은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가 말년에 지었다는 자선병원. 지금은 병원 겸 빈민을 위한 시설로 쓰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병원 안,전혀 있을법하지 않은 곳에 이런 명화들이 걸려있다.
여행가이드 책의 세비아 '자선병원' 파트 맨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난다.
[이곳에서 ... 발데스의 '세상 영광의 끝'은 꼭 봐야 할 걸작으로 꼽힌다. ]


관광객도 없고,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른 아침 조그만 교회당 안에서 나는 바로 저 그림 앞에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충격이었다.
그림에는 제목은 커녕 소개글 하나 없었지만 나는 그것이 '세상 영광의 끝'임을 한 눈에 알아보았다.

썩어들어가는 육신과 그 안에서 기어나온 벌레들이 바로 눈 앞에서 꿈틀거리는 것 같은 무덤 속 풍경은 너무나 직설적인 '세상 영광의 끝'이었다.
세비아에 가는 사람은 자선병원에 들러 저 그림을 보고 올 것을 권한다.
들어갈 때는 절대 안보일 것이다.  좁고 퀴퀴한 교회당을 한 눈에 휘 둘러보고 '도대체 그 그림이 어디 있다는 거야?' 성난 얼굴로 나가려 할 때, 방금 들어온 문 위에 걸려있는 충격적인 그림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가는 마지막 순간에야 시야에 들어오게끔 고려된 그림, 그게 바로 '세상 영광의 끝'이다.


in After Traveling
Posted by nuncoo at March 11, 2006 11:5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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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보고야말았네.잠시 뒤로 물러났다는..ㅋ
날이 추워서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어제에 이어 하루종일 집에 있어야할 판.
집안에 갇힌 느낌이랄까.
..

Posted by: honeymom at March 12, 2006 09:59 AM

뭔가를 먹다가 입을 벌린채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네요. 그야말로 세상 영광의 끝이로군요. 덕분에 잠시 정신이 환기되었습니다.

Posted by: 골룸 at March 12, 2006 03:2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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