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당신의 주말은 몇 개 입니까 - 에쿠니 가오리
 








Syndicate this site (XML)

April 09, 2006

당신의 주말은 몇 개 입니까 - 에쿠니 가오리

이 소소한 이야기. 말로 설명하기는 참 힘든 이야기. 설명하려고 하면 할수록 구차해지는 이야기. 결혼 전에 읽었다면 이 책의 반의 반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혼생활의 비밀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 결혼하고서 딱 한 가지 배운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올바름에 집착하면 결혼 생활 따위 유지할 수 없다. 나는 남편이 내게 어리광을 피우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올바르지 않아도 마음껏 어리광을 피우게, 남편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주면 여기에 있는 것이 나의 필연이 되고, 반대로 그렇지 않으면 나는 여기에 있을 필연성이 없어지고 만다. "




" 화해는 싸움의 과정에서 가장 슬프고 가장 절망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킵 레프트란 단어는 자동차 교습소에서 배웠다. 아무튼 왼쪽으로 붙어서 차분하게 속도를 너무 내지 말고 가라. 치분하게 왼쪽으로 붙어서, 안심하고.
화해란 이 가르침과 비슷하다. 싸움의 원인이 된 어긋남에다 싸우면서 주고받은 말, 본 얼굴과 보이고 만 얼굴, 던진 가시, 꽂힌 가시,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왼쪽으로 붙어서 속도를 너무 내지 말고 차분하게 흐름을 타는 것.
화해란 요컨데 이 세상에서 해결 따위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사람의 인생에서 떠나가지 않는 것, 자신의 인생에서 그 사람을 쫓아내지 않는 것, 코스에서 벗어나게 하지 않는 것. 킵 레프트는 정말 처절하다. 그리고 때로는 터무니없을 만큼 어리석다.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편하니까."



" 결혼하고야 내가 지겹도록 사리정연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았다. 결혼이란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이디, 거의 심신의 파멸.
다만 결혼하고야 나는 분노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 때문에 모든 것이 한층 혼란스럽다.
그러나 결국 결혼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이길 선택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있지 않는 편이 마음 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이 있는 것.
이런 것하고 비슷하다. 'devil food.' 알콜중독자의 알콜처럼, 알면서도 멀리할 수 없는 음식물을 'devil food'라고 하는 모양인데, 다이어트책에 씌어있었다. "




" 약간 거리가 있는 편이 'comfortable'하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무모하게도, 결혼하는 거야, 성가시지만 받아들이는 거야, 같이 현실과 싸우는 거야, 하고 생각했던 저 불가사의한 뒤틀림을 나는 지금도 아름답게 생각한다. 아름답고 어리석고 행복한 무엇이었다고."




"나는 기억한다, 나 역시 종종 남편이 모는 자전거 튀에 올라타고 산책을 나서는데, 남편의 견갑골과 견갑골 사이에 내 머리가 신기할 정도로 쏙 파묻혔던 것. 그때 느끼는 안정감과 비슷한 분량의 불안정- 이 나는 어쩌면 나만의 남자를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in 문장수집가
Posted by nuncoo at April 9, 2006 10:42 PM


TrackBack
TrackBack URL for this entry:


Comments
Post a comment



이름 혹은 닉네임과
이메일 주소는 필수입니다.







Remember personal info?
( 'Yes'를 클릭해두시면 올 때마다 이름과 URL을
입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



이 숫자는 스팸코멘트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니
번거롭더라도 빈 칸에 그대로 옮겨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