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서울은 불빛이 참 예뻐."- 후회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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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01, 2006

"서울은 불빛이 참 예뻐."- 후회하지 않아

'후회하지 않아' 간단하게.







1. 오후 5시 25분 타임이었는데도 객석의 반 이상이 찼다.  하긴, 극장도 몇 개 안되는데다 종일 전회 상영하는 게 아니라서 몰릴 수 밖에 없겠더라만.



2. 재민 역할의 이한이 어디 나왔었나 했더니 '굿바이 솔로'였구나.
'수민아, 수민아' 하며 부르던 소리와 수민이 벨소리가 귀에서 떠나질 않는다.
MBC'개그야'의 "주연아..너..." 하는 코너도 덩달아 떠올랐다. 영화와 개그야를 다 본 사람이라면 상상될 텐데...:)


3. '이년, 저년'하던 마담을 비롯해서 "올드해."를 입에 달고살던 선수형,
치아교정했던 공장형 등 조연 형들의 연기는 아주 빛났다. 그들이 없었으면 또 한 편의 칙칙한 영화로 끝났을지도.
가람이는 '가람'이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 때문에 아직도 슬프다.
그 옛날 '영자'나 '춘자'같은 이름을 가진 호스티스 언니들이 일했던 곳에서  2천년대식 순한글이름을 가진 '가람'이는 호스트가 되어 서울생활을 시작한다. 이름처럼 밝기만 한 가람이에게 서울은 그저 불빛이 참 예쁜 도시일 뿐이다.


가람이가 했던 " 오뎅 국물에 순대 찍어먹으면 맛있는데....."하는 대사는 원래 " 떡볶이 국물에 순대 찍어먹으면 맛있는데..." 였다고 한다. 어쩐지 이 대사 나올 때 사람들이 수근거리긴 했다. 나도 오뎅국물에 순대 찍는 모습을 그려보며 뭔가 웃긴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대사가 틀렸으니 다시 가야했지만, 롱테이크라 그냥 갔다고 한다.  DC갤러리에서 본 이야긴데, 왠지 그럴듯하다.
그래도 가람이가 인상적이었던 건 이 대사 때문이다. " 형,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은 작은 옥탑방에 살아."  그러고 어이없이 죽어버리다니.



4. 가람이가 처음 왔을 때 갖고놀던 강아진지 송아진지 하는 인형... 참 기발하더라. 그런 건 어디서 파나.



5. 제작자는 이 영화의 줄거리를  '6,70년대 호스티스영화의 변주'라고 했다.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드라마의 틀에 담겨서 그런가. 정사장면에서도 혹시나 했던...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설사 '사랑과 영혼'이 두 남자의 이야기로 변주된다고 하여도 이제는 어색할 것 같지않다.



6. 정사 장면보다는 그들이 재민을 묻으려고 할 때가 거북하고 불편했다.
'요새 한국영화는 툭하면 삽들고 묻으러 가는구나.' 짜증이 나려고 하는 찰나. 수민이가 막아줘서 얼마나 안심을 했는지 모른다. ( 며칠 전에 '비열한 거리'를 봐서 거부감이 더했는지도.)



7. 포텐샤 트렁크에 재민이를 싣고 숲길을 달릴 때, 자동차 앞유리창을 통해 허옇게 드러나는 길은 보기에 참 좋았다.  마치 흑백화면처럼 어둠을 그대로 담은 것 같은 그런 질감, 그런 느낌.

둘이 구덩이에 널부러져서 바라보던 앙상한 나무 줄기도 좋았고, 사실은 그렇게 눈 맞으면서 영화가 끝나는 줄 알았다.
류승완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서 류승범이 눈 맞으며 죽어가던 장면이 퍼뜩 떠오르면서
It's the end .. 이시형의 목소리까지 떠올리며 그에 버금가는 멋진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 교통사고가 난 후에 아랫도리에 손을 얹는 그 모션은 뭔지 모르겠다.  혹시 그들의 사랑은 내가 알고있는 사랑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는 걸까.



8. "아침마다 자지가 설 때는 니 생각을 할게."  이 대사가
먼 훗날에는   어린왕자에 나오는 " 저 금빛 밀밭을 보면 네 생각이 날 거야. " 하는 여우의 말처럼 널리 회자될지도 모르겠다.




in Culture
Posted by nuncoo at December 1, 2006 12:0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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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허걱, 영화 제목이 사라졌다...
없어진 영화제목은 '청춘'. ^^

Posted by: at December 3, 2006 01:32 AM

영화 보셨네요? ㅋㅋ
만약 훗날, 저 두 배우가 뜬다면,
자신들이 이 영화 찍은 것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ocn에서 툭하면 해주는 을 볼 때마다,
김래원은 참 민망하겠다는 생각이...
영화가 야해서가 아니라,
너무나 아니올시다였다는 영화였으므로...
하긴, 요즘 찍는 영화들도 하나같이
아니올시다이긴 하지만...ㅋㅋ

Posted by: at December 3, 2006 01:3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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