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오랜만에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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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3, 2008

오랜만에 잡설

1.
오래 알고지낸 동생이 몇달전 결혼을 했다.
생각이 트인 집안에서 무난하게 자란 아이라 결혼에 걸림돌이 없을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보다.
결혼날짜를 잡기까지 이쪽에서 남자 쪽을 내켜하지않았단다. 이유란 것도 알고보니 웃음만 난다.
"엄마가요. 우리 신랑이 목표도 없고 굼뜨는 남자 아니나며...
두 시간 걸릴 일을 세 시간 붙잡고 끙끙거리는 사람같아서 싫대요."
듣는 순간 내가 먼저 움찔했던 기억이 난다.


2.
나란 사람은 일생이 딴짓거리였다.
지금도 해야할 일을 제쳐놓고 두 시간째 딴짓을 하는 걸 보면 확실히 그렇다.
그렇다고 해야할 일을 나몰라라 하는 성격도 못된다.
다만 해야만 하는 '일'을 '연속'으로 하는 건,
가장 크게 인내심을 발휘한다 해도 이틀 이상은 못하겠다.
일요일밤부터 오늘 화요일 자정너머까지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일만 했다. 아 증말 토할 것 같아.
그리고 한바탕 소동이 끝난 뒤, 또 한 건의 할 일을 뒤로 한채 나는 또 딴짓거리 중이다.
그래야만 속이 가라앉을 것 같다.
어떤 이는 담배를 피우며 한숨 돌리듯이 나는 만화 보고, 남의 글 보고... 이렇게 딴 짓을 하며 숨을 돌린다.
딴짓거리, 딴청은 나의 숨구멍이다.


3.
오늘 아침엔 정말로 심각하게 '나는 왜 늘 시간이 부족한 걸까...'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남들이 두 시간에 마칠 일을 세 시간동안 붙잡고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일만 하고는 살수는 없으며
자주 종종 딴 짓을 해야만 정상호흡을 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다.
터보엔진이 달린 것처럼 다다다다 키보드 위를 맹렬하게 달리는 남의 손가락을 부러워서 침흘리며 쳐다보는 사람이며, 불필요한 호기심 없이 필요한 것들만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사람이 마냥 부러운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쩔수 없이!!  태생적으로 게으르고,
불필요하게 딴짓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시간은 늘 부족할 수밖에 없다.




4.
지금에야 곰곰히 생각해본다.
아는 동생의 어머니는 남들은 두 시간 걸릴 일을 세 시간동안 붙잡고 끙끙거리는 사람의 속성을
잘 알고계셨을 터이다.
그런 사람들의 우유부단함, 요령없는 태도,
노력만으로는 따라잡기 힘든... 재능없는 노력파들의 딜레마.
이런 것....
 




무슨 얘긴지도 모를 잡소리.
뭐라고 지껄인 게냐 대체.
아무튼 그렇다는 얘기다.


in Diary 2008
Posted by nuncoo at July 23, 2008 04:39 AM


Comments

무섭게 와 닿는 야그~ 전설의 고향보다 더 간담 서늘한 이 공감대형성.......

벽에 머리 박는 중. 괜히 들렸다는 밀려드는 후회.
지금 나? 딴 짓 중.

Posted by: 곰돌이 at August 9, 2008 12:11 AM

엉 재밌스.ㅋ 감이 떨어지는게 더 무섭지! 나역시도 그랬어...내 블로그에 업뎃했으니 놀러오삼..^^

Posted by: 허니맘 at July 29, 2008 05:00 AM

허니맘- 나는 감과 함께 속도도 떨어지는중.
간만에 시간이 났나봐? 재미있지? :)

Posted by: nuncoo at July 29, 2008 03:10 AM

나는 남들 세시간 걸일 일을 후딱 해서 병인데...그래서 늘 피곤하고. 귀찮아서 후딱 하는겨..실은.ㅋㅋ 잘 지내쥐?

Posted by: honeymon at July 27, 2008 06:1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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