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0824
 








Syndicate this site (XML)

August 25, 2008

0824

누가 말을 할 때 횡설수설하는 걸 견디질 못한다. 이것도 직업병인가?
쓸데없이 말을  길게 늘어놓는 것도 참지 못하고 정확한 명칭이나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말로 설명하는 것도 답답해한다.
어린이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성인의 말을 들을 때보다 더한 인내심이 필요할 거다.
하지만 나는 똑같은 기준으로 말을 듣고 '이 아이는 의사표현을 왜 이 정도밖에 하지 못할까' 한탄한다.
어느 때는 상대방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러니까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거죠?'라고 요약해서 확인을 받기도 한다. 
통화만 하고 만나본 적이 없는 어떤 사람은 나에게 " 왜 그렇게 급하세요..."하며 의아해한 적도 있으니깐.
글쎄, 왜 그렇게 급할까, 왜 상대방이 횡설수설하는 걸 느긋하게 들어주지 못할까.



오늘은 엄마가 전화를 하셔서 고장난 압력밥솥 이야기를 하셨다.
엄마왈, 압력밥솥 뚜껑에 달려있는 두 개의 툭 튀어나온 부분이 자꾸 쓰러진다며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하신다.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하시는 바람에 답답해진 나는 '밥솥 위에 튀어나온 것이 두 개니, 둘 중에 어떤 걸 말하는지..., 쓰러지는 건 취사도중에 그런 건지, 보온 중에 그런 건지... 정확하게 말하라'며 짜증을 냈다.
대화가 이런 식으로 시작되면 그 다음에는 서로 겉도는 이야기만 오가기 마련이다.
밥솥이 왜 그런지 물어보려고 전화했을 뿐이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으려는 엄마 목소릴 들으면서도 다정한 제스처를 취하지 못한 채 그냥  끊고 말았다.
나조차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압력솥 뚜껑의 튀어나온 부분 명칭이 뭐가 그리 중요했을까.
밤이 되어서도 계속 마음에 걸려 전화를 할까하다가 주무실까봐 그냥 두었다.
나의 까칠한 대꾸에 엄마가 마음이 상하지 않았기만 바랄뿐이다.




쿠쿠홈시스 홈페이지에 가보니 뚜껑에 튀어나온 것 두 개중 하나는 압력추,  하나는 스팀캡 정도 되나 보다.
사실 이런 이름 따위 궁금하지도 않고, 알고싶지도 않았건만 내 성질때문에 일이 이상하게 꼬여버렸다.




 

in Diary 2008
Posted by nuncoo at August 25, 2008 03:46 AM


Comments

그래도 언니 어머니는 언니에게 전화라도 하시죠--;;
우린 서로 피해요~

Posted by: at September 17, 2008 12:03 AM

뭐야..
AB형이라 그런거야 직업병이야
ㅋㅋㅋ
말 끊나기도 전에
내 쪽에서 요약해주는거 지대 공감 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Posted by: 쥬드씨 at August 26, 2008 03:03 PM

나의 저 수많은 오타도 그대를 괴롭게 하려나? ㅋㅋ
검토도 안하고 엔터를 누르는 나의 급한 성격 티나네.
ㅋㅋㅋㅋㅋ

Posted by: 곰돌이 at August 26, 2008 10:58 AM

아이를 키우면서 느는 것 인내심과 팔근육같아.
그럴때 마다 난 캐나다에서 연수하던 일년 제대로 발음 못하고 몇번을 주눅들어 다시 말해야하던 내 모습과 그런 나를 끝까지 주의 깊게 들어주던 캐나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내아이의 표현력과 내 영어 실력이 뭐가 다르겠어?
그런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엄마의 반복되는 말에 괴오울때도 나는 내 엉성한 영어실력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네~

Posted by: 곰돌이 at August 26, 2008 10:56 AM
Post a comment



이름 혹은 닉네임과
이메일 주소는 필수입니다.







Remember personal info?
( 'Yes'를 클릭해두시면 올 때마다 이름과 URL을
입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



이 숫자는 스팸코멘트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니
번거롭더라도 빈 칸에 그대로 옮겨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