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on: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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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7, 2008

1026

밀린 숙제하듯 주말 동안에, 영화 세 편을 몰아서 보았다.


1. 맘마미아
하루 종일 늘어져있다가 이래선 안되겠다싶어서 허둥지둥 뛰쳐나가서 보고 왔다. 이럴 땐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에 극장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지 싶다. 영화는 딱 예상했던 만큼만 좋았다.
나는 40후반을 넘어선 아줌마와 아저씨들에게 포위돼서 봤는데, 앞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하필 완벽한 대머리셨던 거다. 게다가 아저씨의 앉은 키가 하필 스크린 하단과 맞닿아있어서 빈 머리의 광택이 살짝 신경이 쓰였다.
만약에 나중에, 중년의 딸기가 대머리가 된다면, 극장에 갈 때는 꼭 모자를 씌워서 보내야겠다.




2. 천하장사 마돈나  (메가TV)
드디어 보았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영화였다니. 아버지 김윤석의 연기는 진짜 아버지같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너무 싫어해. 그래서 싫어....,  하지만 동구는 자기자신을 미워하지 않아."
 


3.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메가TV)
메가TV의 외국영화 카테고리를 훑고 또 훑다가 딱히 볼 영화가 없어서, 숙제하는 기분으로 보았으나 만약에 이번에도 안보고 지나쳤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뻔 했다.
끝없는 불행과 신파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이렇게 환상적으로 그려내고야 마는 감독의 재능이 부럽기만 하구나.
눈물을 흘려야하는 순간에도 유머를 놓지 않는 ... 그 세련된 거리감은 감독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여서 가능했을까?
CG였겠지만, 울긋불긋한 꽃길과,  하늘로 이어진 계단과,
스물세살 도망치던 마츠코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음침한 둑방길과
강변의 풀밭과 별이 빛나던 밤하늘과 하얀 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어릴 땐 누구나 자기 미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어른이 되면 자기 생각대로 되는 일 따윈 하나도 없이 늘 괴롭고, 한심하기만 하죠..."


"
나는 신 같은건 잘 모른다. 하지만 혹시.. 이 세상에 신이 있어서 그 분이 고모처럼
사람에게 웃음을 주고, 사람에게 힘을 주고, 사람을 사랑하고....
하지만 자신은 늘 상처받아 너덜너덜해지고 고독하고,
그렇게 철저하게 바보스런 사람이라면 나는 그 신을 믿어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in Culture
Posted by nuncoo at October 27, 2008 03:2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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