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호 시편2- 감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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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호 시편1-가끔 중세를 꿈꾼다.

1996년 봄부터 여름 사이.
이 시인을 알게 되어 제일 좋다고 내 공책 어딘가에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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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와 현학자

심심할 때마다 한 번씩 들춰보는 '라 퐁텐 그림우화 /시공사'중에서

"나는 이 이야기를 통해 어리석은 자의 쓸모없는 훈계를 보여주려고 한다. 한 어린아이가 센 강가에서 장난을 치다가 물 속으로 떨어져버렸다. 그러나 다행히도 근처에 버드나무 한 그루가 있어서 버드나무의 가지가 아이를 구했다.
어린아이가 그 나무의 가지에 매달려 있을 때, 그 곁으로 한 현학자가 지나갔다. 아이는 그에게 소리쳤다. " 살려주세요! 죽을 것 같아요"
현학자는 그 소리를 듣고 쳐다보며, 때에 어울리지 않는 매우 심각한 어조로 그를 꾸짖었다. " 아, 이런 말썽꾸러기 꼬마 같으니라고!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다니! 저런 개구쟁이들을 키우고 항상 신경 써야 하는 부모들은 얼마나 불행한가! 아,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들의 운명에 정말 동정이 가는구나!"
그는 이런 식의 이야기를 다 끝내고서야 비로소 아이를 물가로 내려다주었다.
나는 이 글에서 그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비난하고 있다. 모든 수다쟁이,비평가, 현학자는 내가 하는 말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물주가 그 종족을 축복했음인지 세 종류의 사람들은 그 수가 많은 편이다.
모든 일에서 그들은 혀를 놀릴 방법만 생각하는 듯하다.
이보시오, 친구여! 나를 먼저 위험에서 구해주시오.
그러고 난 후에 잔소리를 늘어놓으시오."

라 퐁텐의 그림우화에 관한 기사를 보다가 알게 된 그의 묘비명. 본인이 직접 썼다고 한다.

“장은 그가 왔던 것처럼 가버렸다. 그는 모든 재산을 다 탕진하고 많은 재물을 하찮게 여겼다. 시간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잘 쓸 줄 알았다. 시간을 절반으로 나누어서 반은 실컷 잠자는 데, 나머지 절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썼으므로.”



'동물과 신의 입 빌려 삶을 곱씹다' /고명섭 기자/한겨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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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노트에서

"우리가 명백하게 꿈꾸는 것들은 이루어져.
우리가 꿈꾸지 않는 것들에 대해 명백하게 무관심하기만 하면."
- 전경린/ 바닷가 마지막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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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a Told Me 22

빌려주기로 약속한 만화책을 갖다주지 못했다.
혹시라도 잊을까봐 일찌감치 현관문 근처에 갖다 놨다가 신발 신는 동안 까먹고 냉큼 나가버리는 경우야 허다하니까. 그래서 뭔가 잊고 나온 물건은 항상 현관문 근처에서 발견된다.

다음에는 절대 잊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쇼핑백 안에 얌전히 들어있는 만화책을 들춰보다가 내친 김에 다시 읽어버렸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치세와 멋스러운 아빠 마토바 신키치.

"지금 존재하는 것에 의지하지 말고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거야. 진화의 현재진행형을."

"그래도 역시 모르겠다면요?"

" 때를 기다려 .눈이 팽팽 돌 정도로 많은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 하지만 아이스크림이 녹아버리는 걸요?"

"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이 녹을 동안에 가능한 일 따위는 사랑에 빠지는 정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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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두고 참 말이 많았죠. 데뷔작은 그저 운이 좋은 것 뿐이었다고.
그 무렵엔 엄청난 충격이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군요.
돌멩이나 칼이 날아올지도 모르지만,
뭐, 원래 그런 세계니까.
얼마간은 두꺼운 헬멧과 방탄조끼를 하고 있는 게 좋을 거예요.
그걸로 외상은 충분히 막을 테니.
치명상이 되는 건 자기 내면에서 오는 상처죠"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지구를 돌고 있다.

Posted by nuncoo at 11:54 PM | in 책읽기 | Comments (6) | TrackBack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