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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uncoo at 11:25 AM | in 책읽기 | Comments (0)

혼자 있기 좋은 날

 
혼자 있기 좋은 날 - 제136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원제 ひとり日和 (2007)
아오야마 나나에 (지은이), 정유리 (옮긴이) ,이레


홍보용으로 돌아다니던 걸 들고왔는데 담담하게 참 잘 읽혔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이 난다.
'플랫폼에 나가 "여어"하고 소리쳐도 그 소리가 저쪽 뜰에 닿을 때까지는 몇 년이나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설의 느낌도 그러하다.
잠깐 콧망울이 시큰하기는 했으나 그저 먼 곳의 풍경인양 아련하고 아득하다.


세상의 바깥만 머물러도 아직은 괜찮을 나이인 치즈의 스무 살이 부럽고, 그림자처럼 조용조용 움직이는 할머니의 고요함이 부럽다. 
" 세상이 미워서... 평생분의 증오를 그때 다 써버린 느낌이야."
나도 할머니처럼 늙고싶다.
미움도, 원망도 다 써버려서 속이 텅 빈 채로. 고요하게.

Posted by nuncoo at 04:10 AM | in 책읽기 | Comment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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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혹은 대여부진으로 인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더이상 [절망선생]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근거 없는 이야기로 밝혀졌다.
8권 이후 10권까지 잘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허나 이상타.
9권, 10권으로 갈수록 재미가 떨어진다.
9권 보면서는 다른 사람한테 넘겼나 싶은 생각까지 했다. 작가의 혐한이미지도 강해지고 있다. 
절망선생 스타일로 말하자면, 갈수록 감 떨어지는 내용에 절망하고 있다고나 할까.


[갤러리 페이크] 드디어 완전구비.
딸기가 온 헌책방을 다 뒤져서 짝을 다 맞춰놓았다. 상태도 최상급.
아, 뿌듯하구나.

Posted by nuncoo at 04:44 AM | in Diary 2007 | Comments (17)

희박한 공기 속으로

희박한 공기 속으로 (Into Thin Air,1997)
존 크라카우어 (지은이), 김훈 (옮긴이) / 황금가지


1996년 5월초 에베레스트산에서 있었던 비극적인 조난사건에 대한 기록이다. 마치 내가 등반대의 일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사고전후의 상황을 그려놓았다. 물론 뒷부분에 가서는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워지긴 한다.
버려진 것이든, 스스로 선택했든, 아니면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든간에 ... 어쨌든 누군가는 죽고, 살아 돌아온 사람은 두고두고 괴로워하면서 살게 될 것이다.


밤을 꼬박 새워 다 읽고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빠서 잠이 오질 않았다.  실은 며칠이 지난 지금도 책 페이지를 넘겨보질 못하겠다.  문장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 비극의 순간이 손에 잡힐듯이 눈에 그려져서다.
그리고 이 책을 보고난 뒤로는 소설이 다 시시하다.
어떤 서사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후유증이 빨리 사라지길 바란다.

Posted by nuncoo at 05:22 AM | in 책읽기 | Comments (0)

화차

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은이), 박영난 (옮긴이) ,시아출판사

"뱀이 왜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허물을 벗잖아요? 그거 생명을 걸고 하는 거래요.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나요. 그래도 허물을 벗으려고 하지요. 왜 그런지 아세요?"

" 성장하기 위해서죠."

" 아니오. 열심히 몇 번이고 허물을 벗는 동안 언젠가는 다리가 나올 거라고 믿고있기 때문이래요.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하면서요.
별 상관도 없는데 말이죠. 다리 같은 게 있든 없든 뱀은 뱀인데...
그렇지만 뱀의 생각은 다른가 봐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쪽이 행복하다고요.
이 세상에는 다리는 필요하지만 허물을 벗는 데 지쳐버렸거나  아니면 게으름뱅이거나 방법조차 모르는 뱀은 얼마든지 있다고 봐요.
그런 뱀한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거울을 팔아대는 똑똑한 뱀도 있는 거죠.
그리고 빚을 져서라도 그 거울을 갖고 싶어하는 뱀도 있는 거구요."

이제 막 들어선 미야베 미유키의 세계.
그녀의 책은 도서관에서 늘 대출중이고 그래도 빌리려면 예약을 해야한다.
유일하게 대출중이 아닌 걸 골랐는데.... 처음 봤던 [대답은 필요없어]  만큼은 아니다. 내가 단편체질이라 그런지도.

Posted by nuncoo at 03:11 AM | in 문장수집가 | Comments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