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Front

Lost in Translation에서 밥 해리스와 샬롯이 동경 시내를 헤매 다닐 때, 마치 어떤 불통의 상징처럼, 혹은 거대하고 낯선 동양의 상징처럼 등장했던 빌딩이다. 동경 내가 국외자라는 낯선 느낌 없이 활보했는데 시부야에서는 많이 낯설고 황망했다. 사람은 사람이되...횡단보도에 불이 들어올 때마다 순식간에 차도를 가득 메우는 사람들은 그저 나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 군중일뿐. 그런 면에서 보면 Lost in Translation에서 Qfront빌딩이 나오는 장면은 상당히 유효한 씬이었지 싶다.

QFRONT 빌딩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Q's EYE.
Lost in Translation에 나왔던 공룡을 기대했으나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 포기했다.
보통 때에 주로 나오는 것은 광고.





시부야역 근처는 온통 사람들로 가득하다.
퇴근하는 사람과 기다리는 사람과 어딘가로 가는 사람들 틈에는 이렇게
좌판을 벌이고 물건을 파는 젊은이도.

Posted by nuncoo at 03:55 A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16) | TrackBack (0)

문득

문득 걷다 멈추어 섰다. 제비꽃, 스미레. 다 예쁜 이름이다.
오래도록 지켜보게 만들었던 옷가게.

Posted by nuncoo at 05:28 A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6) | TrackBack (0)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

만약 운동선수라면 '좌절'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신체적인 조건을 가졌던 로트렉은 그러나
관람자로서는 꽤나 훌륭한 수준을 갖추었었나보다.
경마나 경륜, 레슬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포츠 관람을 즐겼으며 그 용어나 기술에도 일가견이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내가 춤 잘 추고 노래 잘 하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이유와 비슷하겠지.
경탄하고 박수는 쳐주지만 결국은 박수치던 그 손으로 자기 가슴을 치게 되거든.
 '사람의 재능이라는 것은 역시 타고난 밑천이 반이야..'라고 뇌까릴 때의 몹시도 언짢은 기분.
나는 그냥 그렇게 하늘이나 부모를 탓하고 마는데 남다른 예술가들은 그러면서도 뭘 만들어 낸다.
서커스 단원들의 움직임이나 무희의 춤동작. 자전거 타는 저 선수들의 움직임을 볼 때.. 그는 어땠을까?
그의 관찰력에 감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관찰 말고는 할 게 없다는 사실 때문에 그는 또 얼마나 절망했을런지.

이 그림이 나에게 유난스러운 건 이걸 미야자키 하야오의 책상에서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유럽의 옛날 포스터만을 모은 엽서책을 산 적이 있었는데 .. 로트렉하고는 상관 없이 그냥 왠지 맘에 들어서 책상 머리 맡에 오랫 동안 세워두었었다.
근데 지브리 박물관의 미야자키 하야오 책상 위에도 똑같은 엽서가 세워져 있는 것이 아닌가.
사람의 움직임에 대한 관찰. 그 각성의 의미로 이 그림을 세워둔 건지, 뭣 때문인지는 몰라도 .. 나로서는 무척 오버하며 기뻐했던 기억이.

 


책상 위 책꽂이 붓 아래에 보면 엽서가 꽂혀있는 게 보인다.
지브리 박물관 내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라
달콤한 껌블로그에서 가져왔다.

뭐,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

Posted by nuncoo at 11:53 P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3) | TrackBack (0)

창

이 글을 읽으니 찍어놓고 잊고 있었던 사진들이 생각났다.

"똑같은 아파트 건물들이 줄지어 선 어떤 거리에서 내 남은 생을 보내고 싶다는 강렬한 갈망이 솟아올랐다. 머리 위의 2층에는 커다란 창이 세 개 있었다. 커튼은 없었다. 벽은 흰색이었고, 장식이라고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작은 점들로 덮인 커다란 그림 한 점뿐이었다. 벽을 향하고 있는 떡갈나무 책상, 커다란 책꽂이, 팔걸이의자가 보였다. 이 공간이 내포된 삶을 가지고 싶었다. 자전거를 가지고 싶었다. 매일 저녁 빨간 현관문에 열쇠를 꽂고 돌리고 싶었다. 어스름 녘에 커튼 없는 창가에 서서 맞은 편의 똑같은 아파트들을 바라보다가 ...하얀 방에서 하얀 시트가 덮인 침대에 엎드려 책을 읽고 싶었다.

왜 다른 나라에서 현관문 같은 사소한 것에 유혹을 느낄까? 왜 전차가 있고 사람들이 집에 커튼을 달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떤 장소에 사랑을 느낄까?
그러나 우리의 다른 삶에서도 비슷한 반응양식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우리는 사랑의 감정이 상대가 빵에 버터를 바르는 방식에 닻을 내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고, 또 상대가 구두를 고르는 취향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기도 한다.

내가 그 아파트 건물을 사랑하게 된 것은 그 건물이 수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건물은 이곳이 경제적 중용에 매력을 느끼는 사회임을 암시했다.그리고 그 설계에는 솔직함이 있었다..... "

*요즘 행복하게 보는 책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중 이국적인 것에 대하여 일부

일본 지브리박물관의 어느 한 구석.

창문- 싱가폴

창문-일본 지브리 박물관 가는 길의 가정집 창문.
도로변이라 방범창을 해놓았는데 창문보다
벽의 질감이 좋고, 예뻤다.






왼쪽은 싱가폴의 어떤 관청(기억 안남) 건물 입구, 오른쪽 위는 싱가폴 커피빈 2층 (가정집인듯 싶다),
그 아래는 왼쪽 관청의 창문.





창문- 일본 지브리 박물관

Posted by nuncoo at 11:52 P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4) | TrackBack (0)

Underwater World-Singapore

잊을만 하면 올리는 싱가폴 사진.
센토사 섬에 있는 Underwater World. 수중터널이 아시아 최대란다.
암튼 나는 이런 수족관 자체가 처음이었던지라 비교대상이 없으니 최대니..그런 실감은 못하겠더라.
여행을 가면 평소에 안하던 짓은 다 하게 되는 것 같다.
서울에 있었다면 .. 내 돈 주고 수족관 같은 곳에 갔을리가 없기에 하는 말이다.

물고기 이름 모르겠다. 당연하지. 제대로 찍히지도 않았는데.




나름대로 해파리 접사, '좋아라'.. 저건 연출, 해초와 물고기, 오른쪽 하단은 식인 물고기.




이름 모를 열대어.




설명 보면 알겠지.신기해서 찍었다.





빛이 도달 할 수 있는 거리가 끝나고.. 빛도 들어오지 않는 심해로 빠져들 것 같지? 그래봐야 수족관이다.
나는 아마 평생.. 빛이 들지 않는 ... 그저 캄캄한 어둠 같다는 심해를 보지 못할 것이다.
물 속에 빠져 죽으면? 그래도 바다 밑에 닿기 전에 죽을 것이고.
더군다나 나는 물에 빠져 죽는 건 죽어도 싫다.


때우기용에 가깝기에 어제 날짜로 포스팅.

Posted by nuncoo at 11:55 P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1) | TrackBack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