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2, 2005

음악으로 이어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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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톤이어받기 - 음악 - hurd
: 음악 바통을 받았습니다-jhin

거의 주문형 포스트입니다. 좁은 동네에서만 왔다갔다하는 저에게도 이런 숙제가 떨어질 줄이야. 근데.. 시키는대로만 나불나불 불면 되니까 더 편하기도 하네요. 

1. 컴퓨터에 있는 음악파일의 크기
노트북컴퓨터가 꾸져서 용량이 얼마 안됩니다. 아이팟도 아이리버도 없어요. 해서 MP3파일이 600메가가 넘으면 바로바로 CD로 구워놓고 있지요. 현재 하드에 남아있는 건 Blues Traveler-Four 앨범, keane-Hopes And Fears, 아일랜드의 '잠시 후엔'을 포함하여 332메가군요.

2. 최근에 산 음악 CD 
어둠의 경로를 통해 들어온 MP3와 홍보용으로 들어온 CD,혹은 Sampler CD로 근 몇년을 연명해온 터라 최근에는 돈 주고 산 CD가 거의 없습니다. 자발적으로 음악듣기도 멈춘지 오래...잠시 반성중. 그나마 약 2주 전에 산 김장훈 8집 '조각'이 있어서 체면이 좀 서네요.

3.지금 듣고 있는 음악
지금은 음악을 듣고 있지않으므로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이라기 보다는 문 잠궈둔 싸이미니홈피에 걸려있는 음악입니다.  빈집이 흉가가 될까 두려워... 매일 1,2명은 찍히는 방문객들을 위해 걸어둔 곡. Family Tree- Belle & Sebastian

4. 즐겨 듣는 노래 혹은 사연이 얽힌 노래 5곡
음악적인 소양이 일천하여 그냥 꽂히는대로 듣는 편인데 막상 몇 곡을 고르려니 나름대로 각별한 곡들이 너무 많아서 다섯 곡을 고르는 것도 쉽지 않네요. 해서 나름대로 bittersweet했던 연애사의 B.G.M이라고 컨셉을 정하고 범위를 좁혀봤습니다.

 

Cancion Mixteca(Vocal by Harry Dean Stanton)- Paris, Texas O.S.T (Produced by Ry Cooder): 1990년대초였나? 아마 처음 산 영화 O.S.T 앨범이었던듯. 영화의 감흥이 라이 쿠더로 이어져 내가 이런 사람을 알고있다는 게 자랑스럽기까지 했던 때가 있었네요.허나 사랑을 쏟아붓기에는 너무나 먼 지역적인 한계때문에(헤헤) 김목경으로 옮겨갔다가 그를 흠모한지 10여년만에 실제로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김목경씨를 만나보고는 미련없이 마음을 접었지요. 저 혼자 흠모하고 (그것도 10여년동안이나) 저혼자 마음 접고, 아무래도 환상 속에서는 그 아저씨와 짜잔 상봉을 하게 되면 보는 순간 리얼로맨스가 시작될 거라고 ..택도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나봅니다.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Toy : 옛사랑의 유령에 휘어잡힌 채 새롭게 시작되는 어떤 기운에 휘청거리던 시절의 B.G.M
'우린 어쩌면 만약에' 라고 이렇게 쓸쓸하게 노래할 수 있는 목소리는 윤상밖에 없다고 지금도 믿고 있지요. (내 안에서는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 정원영의 '동백꽃 순정'과 같은 꽈로 분류되는 노래.)

스튜디오 지브리가 이빠이- 딸기군과 연애하던 시절 초기. 관계에 관한 중요한 대화는 거의 간접화법으로 이루어졌었지요. 가령 내가 차 안에서'Babe I'm Gonna Leave You'(Led Zeppelin)만 줄창 틀어주면 딸기군은 내 음성사서함에 'What Can I Do' (The Corrs)같은 노래를 녹음해놓는 걸로 화답하는 식으로요. 지금 돌아보니 조금 낯부끄럽네.
암튼 그후 언젠가부터 딸기군은 1,2,3,4 이런 식으로 번호를 붙인 mp3 CD를 만들어서 내 손에 쥐어주기 시작했지요. 당시는 MP3파일을 구하기도 쉽지않았고, 내가 그 세계에 대해서 잘 몰랐던 때라 엄청 혹했습니다. 그리고 36번째 CD가 끝나고 부록으로 쥐어준 것이 지브리애니메이션의 O.S.T만 모은 '스튜디오 지브리가 이빠이' 앨범이었지요. 어떤 식으로 입수한 건지는 모르지만 암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이미 어둠의 딸이 되어있었고 딸기군한테도 완전히 엮여있었다고나.

그리고 나머지 두 곡은
Pink Moon- Nick Drake : 이 집의 제목으로 남은 노래. 빼놓을 수 없지요.
Misread- Kings of Convenience : 비매품CD와 MP3로 연명하다가 작년에 확 꽂혀서 산 Kings of Convenience의 곡.


5. 이어받아주셨으면 하는 분들.
오프라인에서 아는 사람들은 거의 블로그를 하지 않거나 (나한테만 숨기나?) 비공개 블로그이므로 패스. 
저 또한 이 곳을 만든지 1년이 넘었지만 여기서도 여전히 폭 좁고 얕은 인간관계를 자랑하는 지라 선뜻 떠넘길만한 분이 많지 않네요.
이미 하신 분들은 일단 빼고. 너무 인기블로거라 선뜻 접근하기 힘든 분들도 빼고.

nuncoo.com의 오랜 이웃, 애셋 아빠-
따위
역시 초창기 인연 -
xiaa
여행사진 때문에 갈 때마다 배 아픈 블로그의 주인 - 
Iamham
세 분 다.. 과연 이걸 볼까?

그리고 이곳의 존재조차 알지 못할 두 분에게도 무책임하게 한번 떠넘겨봅니다.
Dear Theo -
Theo님
도착적 삶-





 

Posted by nuncoo at 02:17 AM | in Culture | Comments (19) | TrackBack (0)

May 16, 2005

대영박물관 한국전

유물이나 유적은 내게 .. 그것이 아무리 위대하고 유명한 것이라고 해도 감흥이나 감동으로 치자면 주위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꽃이나 풀만도 못한 것이었다.
게다가 유물이나 유적을 대할 때마다 느꼈던 어떤 불편함 -그림이야 그냥 느끼고 감흥으로 받아들이면 되지만 유물은 해독해내야만 한다는 부담감 - 때문에... 걸맞지않는 허영심이 꿈틀대지않는한 앞으로도 영원히 오르지 못할 나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내가 대영박물관전인지, 브리티시뮤지엄전인지.. 암튼 그런 곳에 만2천원이나 내고(그나마 CGV카드가 있어서 3천원 할인받았다) 가서 우아하고 고상하게 폼도 한번 못잡아보고 사람들한테 발 밟히고 아이들에게 떠밀려가며 1시간 30여분만에 나와서 한 생각은 "... 그래도 두 점은 건졌다" 였다.

전시된 300여점의 전시물들이 미술사나 인류문명사에 얼마나 위대하고 의미가 있는 작품인지는 한글로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있어서 그런가 보다 했고 간혹 그런 표딱지가 없어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근사하고 신기하고 놀라운 것들도 많았지만, 이 두 점은 신기하지도, 근사하거나 아름답지도 않았으나 마음이 살짝 기우뚱하면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유물스럽지않게 '애잔했다'는 얘기다.


푸아비 여왕의 수금
(이라크 남부, 수메리아, 기원전 2600-2400년 경
청금석, 가리비, 석회암, 금
높이:112Cm)

레너드 울리라는 고고학자가 우르지방(이라크 땅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가 만나는 지점쯤 되나보다)의 왕묘에서 발굴했단다.
이것은 묘 안쪽 벽면에 세워져있었는데 그곳에는 묘의 주인과 함께 순장된 10여명의 여성의 유체도 발견되었고  그중에 한 여성의 손이 수금의 줄 위치에 놓여있었단다.
죽는 순간까지 여왕을 위해 수금줄을 튕기고 있었던 건지, 자신의 영혼을 달래며 줄을 튕겼던 건지 ...
어쩐지 그것은 상상만 해도 너무
아픈 노래.

(고대 근동관)



                                             

채제공(蔡濟恭)의 초상화
(두루마리 그림, 비단에 채색, 조선 1789)

정조의 어명으로 당대의 화가 이명기가 그린 작품이란다.
화폭에 쓰인 글은 채제공이 쓴 글인데 이 또한 애닯기가 그지 없다.

"(보는 이 편에서 오른쪽) 번암 채상국 70세 초상화.
(보는 이 편에서 왼쪽) 기유년 정조께서 명하여 내 초상화를 그려 들여오게 하였다. 이 여분의 작품을 아들 홍근으로 하여 보존케하여 자자손손 전하려했으나, 내 아들이 나보다 먼저 저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슬프도다. 이명기의 그림에 몇 자 적고있노라니 두 눈에서 눈물이 마르지 않는구나.  번옹 73세 자필



아이를 대동하고 이 그림 앞에 서 있던 아저씨는 " 우리 그림인데 영국애들이 남의 것 훔쳐다가 말야..." 하며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치고 싶어했지만 관심없는 아이는 출구쪽으로 몸을 비틀뿐이었다.

나는 아버지 생각을 잠깐 했다. 


(이미지 출처, 전시물 소개 참고 :  대영박물관 한국전 홈페이지 , 수금사진은 조선일보 )





Posted by nuncoo at 01:30 AM | in Culture | Comments (3) | TrackBack (0)

May 14, 2005

거북이도 난다

Posted by nuncoo at 02:30 AM | in Culture | Comments (0) | TrackBack (0)

May 01, 2005

뒷북-녹차의 맛 (茶の味: The Taste Of Tea, 2004)

'짝사랑하던 여자애가 전학가 버렸다. 고백은 커녕 말 한번 걸어보지 못한 걸..
하루오 하지메는 후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걸 이제 와서 후회해도 어차피 '고백 같은 걸 할 용기조차 없던 주제에' 라고 자기자신을 비난하며 후회하고 있었다. '
이런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영화.
이후 여자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하지메는 또다시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새로 전학온 여학생이 좋아진다.
녹음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삼촌은 사랑을 고백했으나 거절당했던 여자친구의 결혼을 축하해주러 왔다.
아이들을 키운후 다시 일을 시작하는 엄마는 예전의 감을 살릴수 있을지 불안하고 역시 왕년에 그림을 그렸던 할아버지는 우스꽝스러운 액션연기나 흉내내고 장난이나 치면서 소일하고 있다. 최면술로 사람을 치료하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는 일상이 무료해보인다.
막내 사치코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있다. 늘 자신을 내려다보는 커다란 자신의 환영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어린 시절의 삼촌처럼 거꾸로 오르기를 하면 될 것 같은데 여섯 살의 아이에게 철봉을 넘는 일은 버겁다.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이지만, 만화 같기도 하고, 마법 같기도 하고 아주 환상적인 이야기.

튀는 CG 때문에 처음에는 참 유지찬란하다 싶었는데 하지메가 걷던... 논두렁이 꼭 눈에 익은 우리 시골 풍경 같아서..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강변이 내가 한번쯤은 걷다가 내려다보았던 그 곳 같아서...
저 툇마루에 누워 꽃을 보는 것이 나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즐겨 보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아버지의 방에서는 표지마다 가족의 이름이 붙은 화첩이 나왔다.
할아버지는 모든 걸 기억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사랑을 찾은  하지메. 기차역에 자전거를 두고 오는 것도 잊은채 집까지 자전거로 달려왔다.





거꾸로 오르기에 성공한 사치코. 사치코의 해바라기가 하늘을 노랗게 물들인다.

어느 날 저녁, 뭉클한 석양이라도 보게 된다면 ... 사치코가 환상 속에서 피워올린
거대한 해바라기 같은 걸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엽기적이고 웃긴 '야마요' 뮤직비디오를 안볼 수 없다. 
'야마요'뮤직비디오는
이곳에.





Posted by nuncoo at 01:55 AM | in Culture | Comments (2) | TrackBack (0)

March 05, 2005

Hello, stranger


더듬어보니 언제 영화를 보고 끝이었는지,마지막 영화에 대한 기억이 없다.
약 3개월 만에 .. 딸기군이 보고싶어했던 '인크레더블'을 보았고, 내가 보고싶었던 'Closer'를 보았다.

"Hello, stranger !"
첫 눈에 반했을지라도.. 매혹의 순간이 지나면 사랑은 저렇듯 악다구니 써가면서 갈수록 너덜너덜해질 뿐. 곁눈질하고, 추궁하고, 때로는 진실이 두렵고..그런 것 아니겠어?
끝까지 안나에게 집착하는 래리의 심리는 잘 모르겠고, '난 도둑질은 하지 않아'라고 말해놓고 남의 남자한테 갔다가, 또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고..결국에는 적당한 상대에게 안착해버리는 여자는 많으니까.
'상처주고 싶지 않아' 어쩌구 찔찔 짜면서 다른 상대를 탐하고, 다시 돌아와서는 용서해달라고 무릎 꿇고 빌면서도  '그 남자와 잤니? 안잤니?진실을 말해주면 용서할게' ...유치하게 구는 댄 같은 남자도 많으니까. 결국 앨리스만 멋져. 그들이 너덜너덜한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진실싸움을 하며 허우적거리는 사이 멋지게 집중하다가 미련없이 떠나니..앨리스 완승!

그나저나 주드 로는 일상의 옷을 입히면 왠지 사람이 죽는 느낌. 철저하게 비열하거나 사악하거나 미친 놈이거나 아니면 내면이 엄청 복잡하거나.. 아주 센 역할만 했으면... 알피를 봐야 보통 남자 주드 로를 받아들일 수 있으려나.


Posted by nuncoo at 11:59 PM | in Culture | Comments (2) | TrackBack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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