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0, 2004

피에르 부르디외 사진전


"누구나 처음 시작은 어렵게 마련입니다. 젊은 시절은 인성이 형성되고, 자신의 비전을 찾아가는 때입니다.
저는 사실은 운이 좋았던 편입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운이 좋은 줄 모르고 그것을 불운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군인으로 알제리에 파견되었고, 거기에 대해서 절망한 상태였고
정말 벌 받으러 가는 사람처럼 온통 불만에 차서 갔습니다.
제가 알제리전에 대해서 반대를 했기 때문에 일부러 벌을 주기 위해서
알제리에 파견했다고 생각을 했으니까요. 정말 그때 심정은 처참했습니다.
함께 이등병으로 알제리에 파견된 동료병사들과 알제리로 가는 배 안에서 저는
그들에게 식민지화는 정말 못된 짓이라고 말했습니다."

-- 1999년 10월에 녹화된 대담 중에서 (전시장에서 상영중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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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의 유황처리, Mitidja 평원, 알제
-《알제리의 노동과 노동자들》(1963) 책의 커버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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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리프의 제바브라, 집단이주 캠프
(집단이주 캠프를 찍은 사진들은 흡사 전후 우리나라의 시골풍경 사진을 보는 듯했습니다. 낮은 능선이랑 허름한 가옥 앞의 작은 뜰이랑 밭두렁에 난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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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아흐벨, 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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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라이아 (얼핏 최민식의 사진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내가 전통제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전통복구'라는 기치하에서였다.
전통복구라는 논리는 일차적으로 내게 제구 등 제례연구범주에 서 제례를 제외하고
거기에 대해 행해진 연구마저 미심쩍은 생각이 들게했었다.
그런데 1958년 이후에는 오히려 제례가 그저 원시적인 요소로 고려되어서는 안되며
지배당하는 자의 수치를 느끼게하여 자국의 전통에 대한 의식과 인식을 부정하게 하는
인종차별적인 경멸을 최대한 배척하는 데에 기여해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전환되었다. "
-- 전시장 벽에 걸려있던 그의 글 일부

이런 사진을 볼 때마다 사진만한 물증은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나간 '시간'과 '사실'에 대한 증거라기 보다는
찍은 이가 그 시간과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했느냐...에 대한 '시선'의 증거 말이예요.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진을 더 보고 싶다면 more... (근데 미술관 사이트가 이상해서... 인내력이 좀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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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5, 2004

런치의 여왕

런치의 여왕 7회까지 보다가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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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러브코미디 혹은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

'까불어대는 캐릭터의 과거는 항상 어둡다.'

Posted by nuncoo at 11:22 PM | in Culture | Comments (11) | TrackBack (0)

July 04, 2004

릴리슈슈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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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내려가게 되면 어쩌다 한 번씩 내가 다녔던 중학교에 가본다.
운동장과 나무와 건물이 반 정도의 크기로 축소된 것 같은 과거의 공간.

창가 자리에 앉고싶어서 줄 바뀌기만을 기다렸던 열 너댓살의 아이와 만난다.
국민학교 졸업할 때쯤 했던 퍼머가 풀리지 않아서... 굵은 웨이브가 튀었던 아이가 나였다.
한창 유행했던 청조끼를 자랑처럼 걸치고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던 아이가 나였다.
살아가는 일의 고단함에 대한 자각은 없었을 것이다.
단지, 좀 논다고 하는 아이들이나 공부 잘하는 아이들.
몇 년 꿇다 들어와서 한참 언니뻘 되는 아이나 한살 일찍 들어온 아이들과도
이질감 없이 잘 섞인다는 것에 긍지를 갖던 아이였다.

체육시간에 운동장에 나가기 싫어서 아픈 척..종종 엎드려 있긴 했으나
땡땡이를 치기 위해 개구멍을 출입한 일은 없었다.
수학시간에 잘 못알아듣겠다고 선생님께 짜증냈다가 자로 손바닥을 맞은 적이 딱 한 번 있고
미술선생님과는 자매처럼 지냈다.
연탄가스를 마시고 (그것도 달빛이 정말 환했던 대보름날에) 죽을 뻔한 적도 있었지만
다행히 살아났고
같은 방에 있던 다른 사람은 멀쩡한데 나만 그 지경이 됐으므로
'나는 특별히 일산화탄소에 취약한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 는 확신을 갖게 된 것도 그 즈음이다.

아, 막 떠오른다. 그렇지만 이쯤에서 그만.

그 시절의 그 아이는 .. 약 십몇년 혹은 이십여년이 흐른 뒤에 자기가
영화 한 편 보고나서 이렇게 궁상을 떨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못했을 것이다.

원조교제와 이지메와 범죄와 폭력으로 일그러진 일본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라고 억지로 명분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냥 그들은 외로워보이고 답답해보이고 그렇지만 아름답다.
그나저나 불량,탈선,반항,일탈 ,폭력 이런 것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우울한 성장영화만 보면 왜.. 죄다 내얘기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소년소녀들의 우주에서 떠돌고 있나?
그리고 내가 얘네들만했을 때 나의 '에테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영화 맨 마지막에 흐르던 Glide 라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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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태어난 것은 1980년 12월 8일 22시 50분
.. 이 날짜는, '존 레논'이 '마크 데이빗 채프맨'에게 살해된 날짜와 세세하게 부합한다.
.. 하지만, 나에게는 이 우연의 일치는 의미가 없다.
.. 나에게 중요한 것은 그 날, 그 시각에, 그녀가 태어났다 라는 것만.
.. 그녀의 이름은 '릴리 슈슈'
.. '천재' 라기 보다 우주.
.. 에테르의 구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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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는 릴리만이 리얼(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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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치는 쿠노를 지켜주지 못했다. 하기야 그 아이를 창고로 안내한 것도 유이치였다.
많은 것들이 어긋나고 있다.

.. 199년 여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빗나갔지만 만약 지구가 멸망해있다면
.. 여름방학인채로 인생이 끝나있다면.... 그편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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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키나와 사람들은... 사람의 혼은 일곱 개가 있다고 믿지. 넌 두 개나 떨어트렸으니까 이제 다섯 개 밖에 없어.'

여름방학, 오키나와 여행 이후 호시노는 변했다. ‘조숙한 자부터 차례차례 썩기 시작한다.’
무엇이 호시노를 변하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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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날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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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리는 말한다. 항상 해질녘이었다고.
.. 릴리는 말한다. 처음 '에테르'로 음악을 한 사람 ... 드뷔시와 에릭 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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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는 릴리만이 리얼.
.. 에테르만이 살아있는 증거. 그 에테르가 없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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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 2000년. 14세. 잿빛 시대. 전원의 녹색만이 무모할 정도로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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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테르. 빛을 파동으로 생각했을 때 이 파동을 전파하는 매질(媒質)로 생각되었던 가상의 물질,
.. 릴리가 주는 에테르는 '감성의 촉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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グライド (Glide)
I wanna be
I wanna be
I wanna be just like a melody
just like a simple sound
like in harmony

I wanna be
I wanna be
I wanna be just like the sky
just fly so far away
to another place

To be away from all
to be one
of everything

I wanna be
I wanna be
I wanna be just like the wind
just flowing in the air
through an open space

I wanna be
I wanna be
I wanna be just like the sea
just swaying in the water
so to be at ease

To be away from all
to be one
of everything

I wanna be
I wanna be
I wanna be just life a melody
just like a simple sound
like in har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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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진짜 제목은 <소년들의 모든 것>이다. 그런 의미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난 <릴리슈슈의 모든 것>이 나의 유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반은 농담인데, 만약 재미없는 영화를 찍다가 죽는다면 그게 내 최후의 작품이 될 거 아닌가.
<러브레터>가 내 대표작이긴 하지만 <릴리슈슈의 모든 것>은 유작이 되면 좋을, 그런 영화다.”

-2002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됐을 당시 이와이 순지와의 인터뷰 중-


<스왈로우테일>에서 음악을 맡았던 고바야시 다케시가 다시 이와이 순지와 손을 잡았다. 이 영화에서 느끼는 감흥의 반은 역시 음악의 덕이다.
그림이 너무 아까워서 일일이 캡춰했다.

<러브레터>보다도 <4월 이야기>보다도 <스왈로우 테일>과 <릴리슈슈의 모든 것>이 좋다.
생각난 김에 <스왈로우테일>도 다시 보고싶다.

...................................................................................................................

릴리 슈슈의 모든 것 (リリィ シュシュのすべて / All About Lily Chou Chou) 2001년, 일본

출연: 이치하라 하야토 (Hayato Ichihara) /유이치 (ID 필리아)
이토 아유미 / 쿠노
오시나리슈고, / 호시노 (ID 푸른 고양이)
오사와타카오,
이나모리이즈미


Posted by nuncoo at 12:15 AM | in Culture | Comments (4) | TrackBack (0)

June 19, 2004

뒷북 - In the Cut

영화를 보고나니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류의 엽기동화가 떠오른다.
(특히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스케이트장 씬)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깨운 왕자가 알고보면 시체애호가였다 라든지,
안맞는 유리구두를 신기 위해 엄지발가락을 자르고, 발목을 잘랐다는 신데렐라 언니들의 이야기라든지..
그런 동화 말이다.
스케이트장에서의 로맨틱한 데이트, 약혼반지 그리고 청혼. 그러나 프래니가 전하는 부모님의 결혼스토리는 잔혹극에 가깝다.
가장 로맨틱하고 행복할 것 같은 장소에서 날카로운 스케이트 날에 의해 발목이 잘리고 다리가 절단되는 여자들.
이복자매인 프래니와 폴린의 엄마도 그 칼날의 희생양이었고 그녀들 또한 그 무시무시한 동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프래니는 두 번 잔 남자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주위에선 여성을 상대로한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손목에 문신을 한 형사. 경계하면서도 왠지 끌리는 그 남자... 말로이조차도 믿을 수가 없다.

카메라는 아주 자주 흔들리고
연쇄 살인에 신체절단 같은 끔찍한 장면들이 불쑥불쑥 나오고
프래니(맥 라이언)까지 불안하고 헛갈려하니 꽤나 복잡한 영화 같지? 복잡하다-_-
제인 캠피온이 욕심을 너무 부렸다.
이 영화에서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제인 캠피온은 그럭저럭 성공.
페미니스트로서 일관된 영화찍기? 뭐 이런 사람도 한둘 있어야겠지만 이번에는 많이 헷갈린다.
(스릴러,미스테리, 관능, 욕망, 거기다 로맨스까지... 뭐 하나 분명한 게 없잖아.)
하기야 스릴러야 전략적인 선택이었을테고 다른 얘길 하고싶었을테니 스릴러에는 그다지 힘을 쏟지 않았겠지.
(그래도 그렇지.. 차라리 그녀의 장기를 보여줬으면 좋았을 터.)
그래도 일단 제인 캠피온이길래 범죄, 스릴러 이런 장르영화의 문법은 무시하고 봐줬다.

굉장히 신경써서.. 섬세하게 찍은듯한 오프닝 장면. 접사가 많다. 그녀가 원래 이런 스타일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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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갖게 했던 꽃비 내리던 장면.
영화에서 유일하게 '문학적이다'라고 느꼈던 장면이다. 맘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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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폴린... 아주 오랜만에 보는 제니퍼 제이슨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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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뉴욕 거리에 선 프래니- 맥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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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래니 같은 습성을 가진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문자에 민감한 사람들. 어휘수집광.
'취미나 부업이냐'고 말로이가 물으니, 프래니는 '열정'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면서는 지하철에 붙어있는 시 구절도 프래니에게는 어떤 암시로 읽힌다.
(나름대로 스릴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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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은 길에서 벗어나 헤매는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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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장면에서 잠깐 스쳐지나간 불안한 눈빛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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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열정을 돌이켜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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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 장님과도 같았다"


이 영화를 보고 그나마 건진 건, 이 남자를 발견 한 것.
연애고 뭐고 자기가 잘하는 건 형사질 밖에 없다고 말하는...거친 이 남자.
하지만 "당신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너무 지쳐있다는 거예요"라고
말할 줄도 아는 남자.. 말로이-마크 러팔로
'You Can Count on Me'에도 나왔다는데 기억나지 않고...
이제 이 남자.. 내 리스트에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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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 앞 뒤에 깔렸던 노래. Que sera sera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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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6, 2004

또다른 땡땡(Tintin)

(문득 생각이 나서) 카테고리가 다르지만 이것도 땡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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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애들은 '틴틴'이라고 부른다는데 '틴틴'이 뭐람? 땡땡은 땡땡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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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 혹은 땡땡이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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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uncoo at 09:30 PM | in Culture | Comments (0) | TrackBack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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