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15, 2009

영화) 걸어도 걸어도








"숨어서 듣는 노래 하나쯤은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걸어도 걸어도> 속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을 보며 어떻게 살지 생각하다 /김중혁,  씨네21


Posted by nuncoo at 02:36 AM | in Culture | Comments (0)

July 19, 2009

이름

"나는 아마데우스의... 아마야."
"난 루이비통의 ...루이야"



"내 이름은 오토(otto)야. 앞에서 읽어도 오토. 뒤에서 읽어도 오토."
"내 이름은 아나(ana). 아버지가 말했어. 회문(回文)은 행운을 가져온다고..."



주말에 만난 네 주인공은 주입시키듯 이름을 말한다.
아마, 루이 ... 도서관 반납일자에 떠밀려 후루룩 읽어버린 가네하라 히토미의 [뱀에게 피어싱]의 아마와 루이.
그리고 아나, 오토. '북극의 연인들 (Los Amantes Del Circulo Polar, 1998)'의 아나와 오토.


[뱀에게 피어싱]에는 기린과 용문신을 하고... 혀는 뱀의 혀처럼 갈라지도록 신체개조를 하고싶어하는 신주쿠의 펑크족같은 아이들이 나온다.
비밀스럽고 신비스러운 인연을 간직한 어린 연인들은 운명의 자기장에 끌리듯 북극권이 시작되는 곳, 핀란드로 간다. 그들은 [북극의 연인들]이다.


한 쪽은 너무 자극적이고 뜨거워서, 또 한 쪽은 너무나 은밀하고 비밀스러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지나치게 뜨거운 것과 시린 것 모두 청춘이겠지.


 



Posted by nuncoo at 01:55 AM | in Culture | Comments (0)

March 27, 2009

그랜 토리노

차마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일렁이는 수면만 하염없이 바라보다 돌아왔다.
모든 소동을 잠재우는 지친 리듬, 지친 목소리...






"go in peace "

"I am at peace."


Posted by nuncoo at 10:32 PM | in Culture | Comments (0)

October 27, 2008

1026

밀린 숙제하듯 주말 동안에, 영화 세 편을 몰아서 보았다.


1. 맘마미아
하루 종일 늘어져있다가 이래선 안되겠다싶어서 허둥지둥 뛰쳐나가서 보고 왔다. 이럴 땐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에 극장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지 싶다. 영화는 딱 예상했던 만큼만 좋았다.
나는 40후반을 넘어선 아줌마와 아저씨들에게 포위돼서 봤는데, 앞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하필 완벽한 대머리셨던 거다. 게다가 아저씨의 앉은 키가 하필 스크린 하단과 맞닿아있어서 빈 머리의 광택이 살짝 신경이 쓰였다.
만약에 나중에, 중년의 딸기가 대머리가 된다면, 극장에 갈 때는 꼭 모자를 씌워서 보내야겠다.




2. 천하장사 마돈나  (메가TV)
드디어 보았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영화였다니. 아버지 김윤석의 연기는 진짜 아버지같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너무 싫어해. 그래서 싫어....,  하지만 동구는 자기자신을 미워하지 않아."
 


3.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메가TV)
메가TV의 외국영화 카테고리를 훑고 또 훑다가 딱히 볼 영화가 없어서, 숙제하는 기분으로 보았으나 만약에 이번에도 안보고 지나쳤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뻔 했다.
끝없는 불행과 신파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이렇게 환상적으로 그려내고야 마는 감독의 재능이 부럽기만 하구나.
눈물을 흘려야하는 순간에도 유머를 놓지 않는 ... 그 세련된 거리감은 감독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여서 가능했을까?
CG였겠지만, 울긋불긋한 꽃길과,  하늘로 이어진 계단과,
스물세살 도망치던 마츠코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음침한 둑방길과
강변의 풀밭과 별이 빛나던 밤하늘과 하얀 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어릴 땐 누구나 자기 미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어른이 되면 자기 생각대로 되는 일 따윈 하나도 없이 늘 괴롭고, 한심하기만 하죠..."


"
나는 신 같은건 잘 모른다. 하지만 혹시.. 이 세상에 신이 있어서 그 분이 고모처럼
사람에게 웃음을 주고, 사람에게 힘을 주고, 사람을 사랑하고....
하지만 자신은 늘 상처받아 너덜너덜해지고 고독하고,
그렇게 철저하게 바보스런 사람이라면 나는 그 신을 믿어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Posted by nuncoo at 03:26 AM | in Culture | Comments (0)

October 13, 2008

멋진 하루, 멋진 영화


사랑이 끝난 뒤,
여자들은 너무 많이 변해버리고...  남자들은 얄밉게도, 여전히... 그대로다.








"너때문에 내 인생이 꼬였어! " 라고 따지는 듯한 독한 눈으로 쳐다봐도 남자는 그저
눈부시게 웃을 뿐이다.  몇년 전, 처음... 내 마음에 덜컥,하고 걸리던 날처럼.


나의 연인이었던 그들도 그랬다.
오랜만에 다시 만났던 날.
센 척, 미운 척, 눈을 흘기는 내 앞에서 부끄러운 소년처럼 웃었다. 마치 처음 사귈 때처럼.
그 앞에 앉아있는 나는 이미 확 달라진,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걸 모르고 말이다.









' 내 눈앞에  있는 저 사람, 1년여만에 다시 만난 저이와 잘 됐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상상을 여자들은 하지 않는다. 아니, 여자들은 애써 그 생각을 밀어낸다.
' 저이와 계속 만났다면, 아직도 음침한 카페에서 음악이나 듣고 있겠지.'
' 펀드나 자동차 따위는 꿈도 못꾸고 있겠지.'
동네 카페 벽에 새긴 약속 따위는 잊은 지가 오래다.
그렇게 여자는 등에 꼿꼿하게 힘을 준 채, 독한 눈빛으로 앉아있다가 자리를 떨치고 일어섰다.
돌아오는 길에는 차를 세워놓고 혼자 눈물을 훔쳤던 것도 같다.
서로 다정했던 시간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그제야 이별인 게 실감나서 였다.

   

멋진 하루


간만에 본 영화였고,
간만에 마음에 드는 영화여서
그날밤 곧바로 원작소설을 주문했다.
그런데, 소설은 그닥 끌리지 않았다.
영화에서 아련하게 그려지던 감정들이 소설에선 보다 선명할 줄 알았는데, 다 읽고 보니 전도연의 표정이 소설의 문장보다 섬세하게 와닿았다 싶다.
결정적으로 소설 속의 도모로는 (병운처럼 2달만에 이혼한 이혼남이 아니라) 이미 유부남인데다 영화 속의 병운만큼 사랑스럽지 않다.
 
병운의 후드티와 자켓이 딱 병운스럽다 했는데, 하정우가 준비한 50여벌의 의상중에 고른 것이란다.
꾸부정한 자세로 뒷짐을 지거나 주머니에 손을 구겨넣은 자세도 치밀하게 계산된 거란다. 하정우는 참 영리한 배우구나.


그리고 이윤기라는 감독도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툭 나왔다가 사라지는데도 튀는 느낌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50만원, 100만원, 돈이 쌓이는만큼 병운이라는 사람의 캐릭터가 드러나고, 까칠했던 희수도 흔들리고,
나 또한 아반테 조수석에 동행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들과 흡수된다.
그리고 끝내는 한 번 더 병운의 얼굴을 보고싶어서... 희수가 지하철역 옆 차도에 더 오래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


여전히 대책없는 병운의 모습을 보고, '그래 헤어지길 잘했어!' 위안을 얻고자 찾아온 건 아니었지만...
회사는 망하고, 결혼도 못하고,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신세라 병운에게 실컷 욕이라도 퍼붓거나 엄살을 부리고도 싶었지만... 바닥을 치고나서 바닥에 있는 병운을 보니 그라고 설렁설렁 살아온 것만은 아니었다.
"너도 상처란 것을 받아본 적 있니? .. 그땐 조금 슬펐어..니가 헤어지자고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구...나는 날 만나서 행복한 줄 알았는데..그래서 그때 니 얼굴이 떠오르면, 조금 슬펐어. " 



희수가 차를 유턴해서 병운을 바라보던 눈길이 무엇을 뜻하는 건지는 글쎄, 모르겠다.
이제야 알게 된 병운이란 사람에 대한 연민인지.....
'네가 훈훈한 놈이라는 건 알게 됐지만, 그렇다고 집도 절도 없는 너한테 또 뛰어들어서 같이 바닥칠 수는 없어.' 이런 안타까움인지.........
나처럼 '이제야 진짜 이별이구나.' 실감한 건지.........
'백수에, 결혼은 못하고, 자동차 할부금은 밀려있지만, 이제는 질질 짜지 않고, 꿋꿋하게, 열심히 살아볼 거야.' 하는 다짐인지...
'빚을 마늘즙으로 눙치려고 하다니, 그렇다면 남은 빚은 영영 못받게 되는 걸까' 하는 좌절감인지..
 


Posted by nuncoo at 02:12 AM | in Culture | Comments (3)

이 카테고리의 글: 21 페이지
현재 페이지: 4 페이지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