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13, 2007

0413






짤방 혹은 땜빵으로 쓰기엔 미안한.

전에도 한 번 걸었던 적이 있는 펠릭스 발로통의 그림.
félix Vallotton: Woman Rummaging Through Closet/Femme fouillant dans un placard. 1900-1901. Oil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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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6, 2007

초속 5cm

" 그리운 것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여름의 구름이나 차가운 비.
가을 바람의 냄새와 봄의 부드러운 흙의 감촉...
한밤중의 편의점이 주는 편안함과
방과후의 썰렁한 공기와 칠판 지우개의 냄새.
한밤중에 트럭이 달려가는 소리 같은 것.


그런 것을 언제까지나
함께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 별의 목소리/ 신카이 마코토 ---


'별의 목소리'가 만화책으로 나와있었다.  2005년 여름에 초판이 나왔는데 나는 이제야 발견.
수년 전에 보내진 문자메시지처럼 희미해져버린 별의 목소리가 다시금 조금 뚜렷해졌다.

내친 김에 본  '초속5cm' 1화.








'있지.
초속 5cm래.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성우의 목소리가 흐르는 순간부터 역시나 잊고있었던 느낌이 살아난다.
사진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은 그림.
빛과 그림자가 그대로 살아있는 그림. 
그 그림 속 풍경은 언젠가 한 번쯤은 내가 걸어보았거나 일상적으로 오갔을 골목과 거리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 풍경과 축축한 그늘의 서늘한 느낌을 다시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다. 
2화,3화는 인터넷상으로는 볼 수 없나보다. 극장개봉은 우리나라에서 언제 가능할지 모르는 일이고, DVD도 극장개봉 후에나 나올 테니 한참을 기다려야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nuncoo at 04:12 AM | in Culture | Comments (0) | TrackBack (0)

March 06, 2007

내 남자의 유통기한


감기인지, 무엇 때문인지...컨디션이 평균 이하를 밑도는 상태에서 비몽사몽 간에, 끝까지 잘 보았다.
해골옷을 입고 생일케익에 촛불을 밝혀주던 오르페오는 없고, 엉뚱하면서도 아름다웠던 파니핑크도 없고... 대신 보통의 우리와 조금 더 비슷한 '오토'와 '이다'가 있다.
그리고 그들이 결혼한 후엔?
역시 우리와 비슷하다.
여자는 닦달하고 안달하고
남자는  귀찮아하고  도망치고 싶어하는 결혼의 패턴.
동서양이 비슷한 패턴.


직물디자이너인 이다는 현미경으로 박테리아를 보며 이불디자인에 좋은 패턴이라고 감탄하던데, '결혼'이라는 건 도대체 어디에 좋은 패턴일지. 
영화에서 그들은 참으로 쉽게 털어버리고, 쉽게 화해하더라만 ... 그런 화해의 패턴은 현실에서는 아마 쉽지 않을 게다.   
영어제목은 '
The Fisherman And His W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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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물고기 전문가인 '오토'의 입을 빌어 생물상식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러한 생물 혹은 박테리아와 인간에 대한 비유가 아주 흥미롭다. 그 중에 몇 가지.



-해마 - 수컷들 중  새끼를 낳고 육아를 하는 건 해마 수컷뿐.
암컷 해마는 뭘 하나? 보통의 성역할에서 흔히 남자가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 정치판에 뛰어든다든지, 대기업을 운영한다든지, 대통령이나 중역, 카레이서 이런 것들을 한다.  오토와 이다 부부의 패턴.


- "박테리아든  뭐든 가까이 들여다보면 예쁘죠.
하지만, 평생을 뚫어지게 쳐다봐도 규칙을 찾아낼 순 없어요."  여자도 마찬가지?


-" '간충'이라는 아메바가 있어.
뇌는 없는데 계획만 있지.
이 아메바는 일부러 물달팽이에게 먹힌 다음 달팽이의 뇌로 들어가서 신경을 망가트려서 달팽이를 뭍으로 올라가게 만들지.
그러면 양에게 먹히고 아메바는 양의 간으로 가. 양의 간은 아메바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지. 그게 목표야.
아메바가 목적을 달성하면 양은 죽어.  "
오토가 '이다'에게 계획만 세운다고 탓하며 하던 말. 


현실의 결혼생활에서는 누가 아메바가 되고 누가 양이 될까. 
치밀한 아메바도,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친 양도 피차 피곤하기는 마찬가지. 
오래 산 부부들은 코웃음을 칠지도 모르겠고, 2,3년쯤 산 부부들은 많이 공감할 영화.
그렇다면, 결혼하고 3년을 넘긴 부부들의 결혼패턴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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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02, 2007

변함없는 마음








Posted by nuncoo at 04:01 AM | in Culture | Comments (5) | TrackBack (0)

January 20, 2007

미 앤 유 앤 에브리원 (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 2005)







사소한 에피소드들이 모두 빛나지만 나는 특히 이 장면이 몹시 뭉클해서 혹여 잊게 될까봐 두렵기까지 하다.
바로 여기부터였을 것이다.
이 영화가 아주 남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








차 지붕위에 있는 붕어를 살리기 위해서는 계속 같은 속도로 달리는 수밖에 없다.
차가 멈추거나 더 속도를 내도 봉지는 떨어질 테고, 붕어에게는 그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사랑하지 않는 이와 수십 년을 살고 이제야 사랑하는 사람을 찾았다는 할아버지와 노인전용 대리운전기사이자 외로운 예술가인 여자는 마지막 가는 길이 될지도 모를 붕어에게 말을 남긴다. 너도 사랑받았다는 것을 잊지않기를.
아빠 차에 탄 소녀도 앞 차 트렁크 위에 떨어진 붕어를 보고,
앞 뒤에서 달리는 차들이 모두 붕어의 생사에 집중하는 몇 초간.
참으로 마술같은 시간.
 










그리고 또 다른 장면.
인터넷으로 음란한 대화 끝에 만난 두 사람.
채팅 상대가 꼬마였다는 것을 눈치챘어도 여자는 아주 잠깐 흔들릴뿐이다.  감추고 싶었던, 아무도 몰랐던 외로움 같은 걸 꼬마에게 들켰다고 해서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모든 게 익숙한듯 그녀는 걸어나간다.













온갖 음란한 낙서를 창문에 붙여놓고도
여학생들이 집을 찾아오자 오히려 필사적으로 숨어버리는 남자.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동전으로 쇠기둥을 퉁퉁 치는 노인.
복숭아뼈 때문에 발이 아파도 그냥 참고 사는 여자.
몰래 희망상자를 채우는 옆집 소녀.
'마카로니'  전화를 거는 여자.



외로운 구석들을 아주 조금씩 내보이며 어렵게 어렵게 사람들이 가까워지고 있다.









Posted by nuncoo at 11:58 PM | in Culture | Comments (1) | TrackBack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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