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바츨라프 광장

겨울에 프라하여행을 떠난 것은 잘한 일일까?
군데군데 푸른 녹음의 흔적이 있는 다른 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겨울에 가는 바람에 프라하는 내게 우울한 도시가 되고 말았다고.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의 프라하는 계속 눈이 흩뿌리거나 잔뜩 흐렸고 마치 내내 그래왔다는 듯 활기의 흔적이라곤 없었다.
바츨라프 광장도 관광객인 듯한 사람 몇몇이 잠깐 성 바츨라프의 기마상을 올려다보곤 서둘러 자리를 뜰 뿐,
도시는 가라앉아있었고, 썰렁했다.
가게에 가도 할 말만 하고, 묻는 말에나 대답할 뿐 서구인들 특유의 소란스러움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도 않았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어설픈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며 따라붙는 이가 있긴 했다. 그때는 내가 가게에서 나와버렸다.
잠시 바깥을 향한 문을 걸어잠그고 그들은 어디에서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프라하. 역시 따뜻한 계절에 가는 게 나았던 것일까?

그 유명한 바츨라프 광장. 도시 전체가 내내 저런 색깔이었다.




바츨라프 광장 끝에 있는 국립박물관, 그리고 박물관 안에서 본 바깥.








유명인들의 흉상. 박물관의 전시물들을 탐탁치 않아했던 딸기군이 그중 마음에 들어했던 흉상들. 1층에는 체코출신 음악인들의 흉상이었는데 2층에 있었던 저들은 누구의 것인지 모르겠다.




전시장 한 켠의 쉬어가는 의자.




팅팅 붓고, 땡땡하게 얼었다.




트램 타고 가자. 다음 행선지로.

Posted by nuncoo at 11:54 P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6) | TrackBack (0)

프라하-황금소로2

한때는 연금술사들이 머물던 좁은 골목이 지금은 각종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 골목이 되었다. 그나마 거북하게 호객행위를 하거나 물건을 강매하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여유있게 구경했다. 주된 품목은 프라하 그 자체, 그리고 카프카와 유리공예, 우리가 '뮈샤'라고 부르는 '알퐁스 무하', 연금술사들의 각종 상징물들이었던듯. 이곳의 가게에서 스프링노트 두어권과 엽서집, 책에 꽂아두는 북마크 몇 개를 사왔다.

카프카가 잠시 작업실로 썼다는 황금소로 22번지. 이집 왼쪽 집에는 막내 여동생 오틀라가 살았다고 한다.

"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오르막길, 정적, 나와 이웃사람을 얇은 벽 하나가 가로막고 있을 뿐이지만 이웃은 아주 조용하다. 나는 저녁 식사를 가지고 올라가서 대부분 한밤중까지 그곳에 머무른다. 그곳에서의 삶, 자신만의 집을 갖는다는 것, 세상에 등을 돌리고서 방이나 현관이 아니라 집 자체의 문을 걸어 잠글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현관문을 나서면 곧바로 눈 덮인 적막한 골목길이 나온다...  만사가 순조롭고 좋다."

- 카프카의 프라하(열린책들) 중에서-




기념사진, 그리고 근처 상점들의 예쁜 창문. 따로 쇼윈도를 만들지 않고 창문을 말 그대로 쇼윈도로
쓰는지라 더욱 예뻤다. 그래선지 골목안의 집 모양이 예전.. 그림에 나오는 그것과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그들 나름의 정책이겠지.






체코는 스메타나나 드보르작 보다도 '무하'를 더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프라하에는 무하와
관련된 상점들이 많았다. 황금소로의 이 가게도 무하의 기념품을 파는 곳. 무하박물관도 갔었는데, 그곳은 사진촬영이 안되는 곳이라 포스터만 한 점 사왔다.




예쁜 도자기를 파는 곳이었던듯.








카프카의 파란집 창문. 저 곳에서는 '골렘'이라는 동화책 한 권을 사왔다.

Posted by nuncoo at 10:26 P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4) | TrackBack (0)

프라하- 황금소로1

주말이라고 꽤 부지런을 떨고있다. 지난 번 일본이랑 싱가폴 여행기도 열심히 올리리라 야심차게 계획만 세웠다가 용두사미가 된 적이 있어서 이번엔 좀 신경을 쓰고 있다고나 할까?. 명색이 신혼여행인데, 추위 때문에 잔뜩 기가 죽은 데다가 부지런한 딸기군은 어찌나 강행군을 해대는지..혹한기훈련이라도 온 줄 알았다.
생전 처음 밟아본 유럽땅인데다 우리가 이 곳을 언제 또 오랴.. 하는 생각에 나도 칭얼거리면서 잘도 따라다녔다.
그리고 프라하성 뒤편 황금소로에서 카프카의 그 유명한 '파란집'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자랑질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사진이 꽤 많다.스크롤 무지 해야할 듯)

이것이 황금소로. 오밀조밀 죽 늘어서있는 가게에서 조그만 책 한 권을 사왔는데 그 책을 찍어붙여 파노라마처럼 만들어보았다. 수동 파노라마.사진을 클릭하면 엄청 큰 사진으로 뜬다.

맨 왼쪽이 White Tower. 여기부터 황금소로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감옥이었다고 하고 지금은 감방의 형태는 그대로 남겨둔 채, 지하에는 각종 군복과 무시무시한 무기들이 전시되어있던 걸로 기억한다.






책의 뒷날개 그림. 프라하성과 더불어 황금소로의 위치를 한 눈에 알수 있다.
하얗게 동그라미를 그려놓은 것이 황금소로.





 
Golden Lane, according to the romantic legends, a residence of alchemists of Rudolph 2.





중세의 고문도구들. White Tower에 가면 이와 비슷한 물건들이 전시되어있다.

Posted by nuncoo at 09:39 P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4) | TrackBack (0)

프라하- 유태인지구

구시가에서 블타바강쪽으로 가는 길에 왼쪽으로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골목 저쪽에 유태인 지구가 있다. 돈 받는 걸 모르고 무작정 들어가려 했더니 요금을 내고, 코스 따라서 가게 되어있었다. 여행 정보를 보니 한때는 유럽 최대의 유태인 거주지였으나 히틀러 점령이후에 살아남은 유태인은 2천5백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유태인 박물관에 들어가면 수용소에서 어린이들이 남긴 그림이 전시되어있다.

묘지 바닥이 울퉁불퉁한 건, 땅이 부족해서... 매장 후에 흙을 올리고 다시 그 위에 또 묘지를 만들어서라고 한다. 저 땅 아래 층층이 묘지가 있는 셈이다.
카프카의 묘지가 유대인지구에 있다는 얘기를 얼핏 들은 기억이 있어서 묘비를 열심히 들여다보며 다녔는데 못찾았다. 나의 정보가 잘못된 것이지 싶다.
딸기군은 유태인지구를 나서면서도 '그래도 난 유태인이 싫어.요즘 그들이 하는 짓을 봐.'라고 했다.
 

 

왼쪽 위부터  유태인지구 표지판과 입장권-구시가 골목-유태인지구 매표소 근처- 그 앞에서 - 지도를 보며 다음 행선지를 가늠해보고 있는 딸기군.

사진을 클릭하니까 더 크게 뜨더라구요.

Posted by nuncoo at 03:00 A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2) | TrackBack (0)

프라하- 도착

무척 추울 거라는 얘기를 듣고 두꺼운 장갑에 모자, 귀도리까지 챙기고 마음의 각오도 단단히 하고 떠났건만 공항에서 출입문을 열고 나서자 마자  "와, 정말 춥다 "는 말부터 하고 말았다. 여행 갈 때마다 '택시는 타지 말자'는 게 철칙이었으나 이미 버스가 끊긴 시간이라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탔다.
부랴부랴 떠난 터라 정보도 없고, 무거운 마음으로 출발한 터라 '불안감'은 어쩔 수 없는 동행이었다. 그나마 위안이 된 건, 택시 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귀에 익은 노래...  ' Dream A Little Dream Of Me'
아무리 낯선 곳이라도 익숙한 노래 한 곡이 흘러나오면 금방 그 도시와 친해질 수 있다는 말은 맞다.  ' Dream A Little Dream Of Me' 덕분에 마음은 한결 편해졌고, 이후에도 도시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음악들 덕분에 프라하와도 금방 친해진 느낌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본 눈 쌓인 프라하 풍경-프라하 공항-도착한 날 호텔 안에서-생수를 사러 나섰던 근처 거리-을씨년스러웠다

사진을 클릭하면 조금 더 큰 사진으로 보일지도.

Posted by nuncoo at 02:04 AM | in After Traveling | Comments (2) | TrackBack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