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4, 2011

[의룡] 25권 완결

잊을만 하면 한 권씩 나오던 의룡이 완결됐다.
1권을 처음 봤던 때가 언제였는지 되짚어봤더니... 내가 의룡에 관한 포스트를 한 게 2004년 3월.
벌써 7년이 흘렀다.
처음에는 교수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바람에 의사의 길을 버리고.. NGO구명의료팀에서 활약하는 전설적인 외과의..라는 아사다 류타로의 환상적인 프로필에 반해서 의룡을 좋아했다.
중간에 의국 내부의 권력싸움이 길어지고, 다른 여러 인물이 등장하면서 초점이 아사다로부터 멀어지는 것 같아 잠시 심드렁하긴 했지만...  결국 만화는 아사다로 시작해, 아사다로 끝났다.
오른 손에 느낀 어떤 감촉 때문에 (아사다의 오른 손은 감각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의 표현대로 하면 '붙잡힐까 봐' 아사다는 다시 NGO로 돌아간다.
처음에 비해 아사다의 그림체도 많이 변했고.. 25권엔 오글거리는 그림도 많았지만 이렇게 끝이라니 섭섭하긴 섭섭하다.
조만간 1권부터 다시 훑어보며 아쉬움을 달랠수 밖에.

Posted by nuncoo at 12:47 AM | in 책읽기 | Comments (13)

April 18, 2011

울기엔 좀 애매한


울기엔 좀 애매한, 최규석, 사계절



불가촉 루저 원빈이와 입시학원 주변의 이야기.


"인생 찌질한 게 무슨 자랑이라고 맨날 그렇게 웃고 떠든대?"

"그..그렇다고 울기도 좀 그렇잖아?"

"그게 말이지, 나도 그래서 한 번 울어 볼라고 했는데…이게 참 뭐랄까…울기에는 뭔가 애매하더라고.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고아가 된 것도 아니고…"

“웃거나 울거나만 있는 건 아니잖아. 화를 내는 것도 가능하지”


만화 속 대화처럼 울기엔 참 애매한 상황들이지만 딱 한번 눈물이 날랑말랑 하긴 했다.   원빈이가 학생운동 쫌 하신 것 같은 중고책방 사장한테 속을 뻔 하다가 결국 알바비를 낚아채듯 받아서 달리던 장면에서는 눈이 뜨거워졌다.
이 아이들. 
꿈을 꿀수록 좌절하게 될 이 아이들을 어찌해야할지...

Posted by nuncoo at 12:22 AM | in 책읽기 | Comments (1)

January 24, 2011

달콤한 작은 거짓말 -에쿠니 가오리

어쩌다 보니 연달아  소설만 두 권째 읽는 중.
어쩌다 보니 ..'내 젊은 날의 숲'에 이어  '달콤한 작은 거짓말'에도 식물화가가 등장한다.
영국 버밍엄에 사는 루리코 친구의 직업이 보태니컬 아티스트다.
관심이 있으니까 자꾸 눈에 들어오는 걸까?
아니면 어떤 유행처럼... 식물 세밀화나 보태니컬 아트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스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그냥그냥.
막장드라마같은 이야기가 에쿠니 가오리의 가벼운 문체에 실리니, 그냥그냥 별 것 아닌 일처럼 느껴지는 정도...



'사람은 지키고 싶은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
혹은 지키려는 사람에게.
'



  

Posted by nuncoo at 02:20 AM | in 책읽기 | Comments (13)

January 17, 2011

내 젊은 날의 숲-김훈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내 젊은 날의 숲'이 있었다.
주인공인 '연주'가 읍내 네거리에서 단 한번의 우회전으로.. 텅 빈 세상에 들어갔듯이
나도 한때 주말이면 눈발이 날리는 어둡고 축축한 그 곳을 향해 차를 몰았었다.

그곳의 산과 숲이 어떤 모양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눈이 제법 내리는 바람에 화천읍내에서 쉬고있던 카센터 주인을 불러 뒷바퀴에 체인을 감
고 달렸던 기억... 일몰 후에 화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늘 어둠 속을 달렸던 기억만 난다.
소설에 나오는 민통선 안쪽 텅 빈 세상은 내가 경험한 화천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소설속.. 바람이 휘젓고 다니는 자등령의 풍경과 화천의 굽이굽이 고갯길은 여러 번 겹쳐서
떠올랐다.
딸기가 제대한 후로는 영영 갈 일이 없는 내 젊은 날의 숲.



*
문장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소설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데에는 이유가 더 있었다.
주인공의 직업이 세밀화가라는 데서 친밀감이 느껴졌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야 눈에 들어오는 건지,
어떤 다른 힘이 작용하는 건지... 세밀화가의 일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나무의 질감과 생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요한 실장의 설명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주인공의 직업이 원래는 숲해설사였다가 세밀화가로 바뀌었다는 글을 봤다.
국립수목원 소속의 20대 계약직 세밀화가라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숲해설사보다는 훨씬 현실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자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종종 잊게 된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소설가 김훈의 이야기로 읽힌다. 작가의 존재감이 그만큼 큰 탓이려니 한다.




"사진은 꽃과 나무의 생명의 표정과 질감을 표현하기에는 미흡한데, 그 까닭은 사진의 사실성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실적 기능 때문에 오히려 생명의 사실을 드러내기 어려운 것이며, 생명의 사실을 그리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인간의 시선과 인간의 몸을 통과해나온 표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대상을 표현하는 인간의 몸짓에는 주관적 정서가 개입하겠지만, 생명의 사실에서 주관과 객관이 완전히 분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식물의 구조가 중첩되거나 연결되는 부위의 표정, 식물의 생명 속을 흐르는 시간, 아침과 저녁의 이파리들의 표정의 차이를 드러내려면 우선 확대경과 현미경을 써서 세포의 안쪽과 연결부위를 들여다보는 훈련을 거쳐야 하고, 식물 세밀화 작업은 미술이 아니라 기술적 방법을 동원한 과학이지만, 주관을 완전히 박멸하는 것이 과학의 조건은 아닐 것이며 식물세밀화는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결과물은 생명을 옮겨놓은 화폭으로서 아름다운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나무 줄기의 중심부는 죽어있는데, 그 죽은 뼈대로 나무를 버티어주고 나이테의 바깥층에서 새로운 생명이 돋아난다. 그래서 나무는 젊어지는 동시에 늙어지고, 죽는 동시에 살아난다. 나무의 삶과 나무의 죽음은 구분되지 않는다.
나무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다르다. 내용이 다르고 진행방향이 다르고 작용이 다르다."



"저물 때, 숲은 낯설고, 먼 숲의 어둠은 해독되지 않는 시간으로 두렵다. 저물 때, 모든 나무들은 개별성을 버리고 어둠에 녹아들어서, 더움은 숲을 덮고 이파리들 사이에 가득 찬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빛이 사윈 자리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초저녁에 가루처럼 내려앉던 어둠은 이윽고 완강하고 적대적인 암흑으로 숲을 장악했다.
어둠 속에서 나무들은 깊고 젖은 밤의 숨을 토해냈고 오래전에 말라버린 낙엽과 짐승들의 똥오줌도 밤에는 냄새로 살아났다. 숲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다르다는 이나모의말은 저무는 숲에서 증명되는 것인데, 어두워지는 숲은 그 숲을 바라보는 인간을 제외시키는 것이어서, 어두워지는 숲에서는 돌아서서 나오는 수밖에는 없었다."




안실장은 나무의 운명을 부러워하고 있는 것 같았다.
탯줄이 아니라 씨앗으로 태어나서 비바람 속에서 빛과 더불어 자고 깨는 나무의 안쪽에 안요한 실장은 말을 걸고 있었다.
혈육이 없어서 인륜이 없고 탯줄이 없어서 젖을 빨지 않는 것이 나무의 복이라고 안실장은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Posted by nuncoo at 03:45 AM | in 책읽기 | Comments (0)

July 12, 2010

0711

*
그러고 보니 김훈의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 그 유명한 '칼의 노래'도 보지 않았다.
이번에 읽은 '자전거여행'이 처음이다.
'자전거여행'도 영등포평생학습관 도서관에서 회당 7권을 빌려준다길래
7권 권수를 채울 욕심에 가져온 책이었다.
책 속의 그는 '풍륜'이라는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여행한다.
지역별로 나눈 짦은 여행기일 거라고 짐작하고 잠자기 전에 읽을 생각으로 집어들었는데, 문장의 힘에 놀라고 말았다.
짧은 문장 한 줄 한 줄이 힘이 넘치고 비장하다.
생각나는대로 타이핑을 해댄, 요즘의 고만고만한 문장만 접하다가... 진짜 글쟁이의 힘있는 문장을 만난 느낌이다.
딸기씨는 김훈의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의 글은 짧지만 명징하고, 생각에 생각이 쌓여 어렵게 토해낸 글같다.
그가 발디뎠던 행선지보다 글 맛에 감탄하는 중이다.




*딸기씨가 프로야구 중계를 즐겨보기 때문에 나까지 덩달아 케이블 채널을 자주 보게된다.
요즘 부쩍 자주 보게 된 케이블tv 특히, 스포츠채널은 대놓고 남자들의 세계다.
특히 광고는 지상파tv나 다른 케이블채널과는 전혀 다른 세계다.
그중에 가장 거슬리는 건 "한방에 뚝뚝뚝~ 내차가 씽씽씽" 하는 불스원샷 광고
그리고
브리트니 스피어스 노래가 깔리는 투싼 IX 광고.
그래도 "남자에게 좋은데...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하는 산수유 광고가 안나와서 그나마 다행.




Posted by nuncoo at 01:46 AM | in Diary 2010 | Comment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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